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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3분기 유통업태 간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은 명품 특수와 오프라인 소비 회복에 따른 집객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지만 e커머스와 TV홈쇼핑 등 비대면 유통 업종은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대형마트도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타격을 받았다. 특히 e커머스의 경우 과열 경쟁에 따른 저마진 구조와 투자비용 확대로 인해 적자 구조가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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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배송차량>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작년 동기대비 19.6% 늘어난 48조2261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9월 한 달 거래액은 16조2151억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5조원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대부분 e커머스 업체는 적자폭이 늘며 밑지는 장사를 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시장에 뛰어드는 사업자가 늘면서 출혈 경쟁을 벌인 탓이다.

쿠팡의 3분기 매출은 46억4470만달러(약 5조4784억원)로 작년 동기대비 4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그럼에도 적자는 9888만달러(약 1166억원)가량 늘었다. 쿠팡의 3분기 영업손실은 45.7% 증가한 3억1511만달러(약 371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실은 3억2397만달러(약3821억원)다.

쿠팡 측은 늘어난 적자에 대해 “물류와 신규 사업에 대한 지속적 투자에 따른 영향”이라고 밝혔다. 3분기 국내 코로나19 확산과 규제 강화에 따라 추가 인건비와 운영비에 9500만달러(약 1120억원)를 지출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다른 e커머스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온라인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물류와 마케팅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SSG닷컴의 3분기 영업적자는 3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1억원 늘었다. 3분기 누적 영업적자는 677억원이다. 회사 측은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 확충과 테크 인력 확보, 신규 고객 유치 등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면서 영업적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865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4.7% 늘었다. 거래액(GMV)도 28% 증가한 1조491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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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매장 PP센터>

후발주자의 경우 플랫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면서 적자가 더 커졌다. 롯데온은 3분기 영업손실 4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180억원 늘었다. 매출마저 14.0% 줄어든 240억원에 그치면서 매출총이익도 20% 감소했다.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롯데온은 거래액 확대를 위한 광고판촉비가 작년 동기대비 39억원 늘었다. 마트 온라인 물류비용도 114억원 증가하는 등 판관비로 27.9% 늘어난 631억원을 썼다. 여기에 온라인 시스템 자산이관에 따라 37억원 늘어난 감가상각비도 회계에 계상됐다. 롯데 e커머스 사업본부는 쇼핑 법인내 온라인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해 각 사업부의 온라인 사업 조직을 롯데온으로 이관하는 등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11번가는 3분기 영업손실 189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1276억원으로 5.9% 감소했다. 시장 경쟁 대응과 아마존 스토어 론칭 영향으로 영업비용이 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8월 자체 라이브커머스인 라이브11을 론칭하며 솔루션을 내재화한 것도 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매출 감소는 시장 경쟁이 심화된 영향이다. 거래액은 늘었지만 경쟁력 제고를 위한 판매가 유지 등의 영향으로 수수료 수익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또다른 비대면 커머스 업종인 홈쇼핑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홈쇼핑의 경우 계절성 비수기로 인해 고마진 패션 상품 판매가 부진했지만 두 자릿수 늘어난 송출수수료 영향이 가장 컸다. 현대홈쇼핑은 매출이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3% 급감했다. GS리테일 GS샵과 롯데홈쇼핑 역시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27.4%, 20.0% 줄며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CJ온스타일은 매출마저 8.3% 줄면서 영업이익이 36.2% 감소했다. 비대면 소비 특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다.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자의 야외 활동이 늘면서 패션·잡화 수요를 오프라인 매장에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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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백화점은 3분기 소비 회복세로 반사이익을 누린 대표적 업종이다. 신세계백화점 3분기 매출은 509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5.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81.1%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명품 특수가 외형 성장을 주도했다. 신세계는 3분기 명품과 해외패션 매출이 각각 32.7%, 29.7% 늘었다. 고마진 상품군인 의류도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며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성 및 남성패션 매출이 각각 15.7%, 19.8% 반등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이 늘고 수익도 개선됐다. 3분기 매출액은 15.1% 늘어난 4954억원,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586억원이다.

남은 4분기에도 온라인 유통의 수익 감소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의 실적 개선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e커머스는 상위 사업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 빨라지면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고강도 경쟁이 불가피하다. 각 업체도 당장의 수익 개선보다는 거래액 확대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백화점은 이달부터 시행된 위드 코로나로 외형 성장이 가시화됐다. 오프라인 행사 규모가 커지고 소비자도 대형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외출이 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실적 회복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