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11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중 양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 선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셰 특사는 “미·중 공동 선언은 파리협정 목표인 1.5도(지구 평균기온 상승) 달성을 위한 양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목표와 현실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좁히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셰 특사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견보다 합의가 더 많다”면서 “양국은 온실가스 배출, 클린에너지 전환, 탈탄소화를 비롯한 다양한 이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미·중이 긴장 관계를 이어 온 가운데 나온 '깜짝 선언'이다. 외신들은 경쟁 관계인 미·중 양국이 공동 선언을 발표한 것 자체도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도 “양국 간 차이에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미·중 협력만이 유일한 길”이라면서 “이번 선언은 시작에 불과하며, 함께 노력한다면 (기후변화 대응을) 더 나은 수준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양국이 (다른 나라에) 길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뜻을 키우고 인류와 지구의 운명을 결정지을 10년동안 함께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특사는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통화에서 기후변화 대응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번 공동 선언에서 기후변화 대응 관련 워킹그룹을 꾸릴 방침이다. 워킹그룹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양국 간 기술 교류, 정부·비정부 전문가 간 미팅 등 구체적 행동을 논의하기 위해 정례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미·중 공동 선언 발표 이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후 위기 대응은 국제 협력과 연대가 필수”라면서 “미·중 합의를 환영한다”고 적었다.
미·중은 온실가스 최대 배출 국가로 꼽힌다. 중국이 1위(27%), 미국이 2위(11%)다. 양국 온실가스 배출량을 합하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8%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다음 주 중 원격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