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전 사장 “원전, 정쟁 아닌 과학으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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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10일 광주광역시 서구 홀리데이인광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원전을 정쟁이 아닌 논리와 과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이 발전량에 많은 부분을 기여하고 있는 가운데 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와 입지 선정 문제 등을 이성적으로 봐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지난 10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젤라 윌킨슨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사무총장이 에너지쪽 논리가 양극화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특정 전원에 지나치게 논의가 치우쳐 우려스럽다고 한다”면서 “에너지 선택 옵션은 상당히 다양하고 균형 있게 상황에 맞게 나라 사정에 맞게 선택돼야 하는데 지나치게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어 “앞으로 원전에 대한 기술 투자는 해야한다”면서도 “폐기물 처리 문제, 새 원전 건설을 위한 입지 선정, 대형 시설 송변전 문제 같은 논의를 정쟁이 아닌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이성적으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이 국내에서 원전 논의가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원전이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와 마찬가지로 발전량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는 발전원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 동의를 전제로 원전 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 사장은 “현재 원전 24기를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도 2기를 추가하면 원전은 총 26기가 될 것”이라면서 “원전은 안전하게 잘 운영해 많은 발전량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원전 비중이 저희는 적정하다고 본다”면서도 “그보다 더 많은 원전 비중이 바람직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면 그때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탄소 부문 전력혁신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온실가스를 적절하게 감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사장은 “원전 24기, 석탄발전소 59기, 가스복합발전소 93기가 현재 가동되고 있고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으로 2030년,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적절히 감축해야 한다”면서 “탄소부문 전력혁신 노력은 땅 위에 두 발을 딛어야 한다. 구름 위에 올라타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국민 동의를 전제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정 사장은 “연료비 연동제는 작년 말 논의해 올해 시행됐고 연동 상한폭을 둬, 국민에 모두 전가하지 않는다”면서 “전기요금이 연료비에 연동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국민이 충분히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요금 중 기후환경요금에 대해서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이행은 배출권 비용, 석탄발전 감축에 따른 보상분으로 이행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전기요금 안에 포함돼 있던 것인데 국민들에 얼마만큼 포함됐는지 알려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