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장벽에도 병원 수 백곳을 고객사로' 뷰노, 의료 AI 솔루션 두각

의료 인공지능(AI) 벤처인 뷰노가 의료기관 400곳 이상을 고객사로 확보해 주목된다. 진입 장벽이 높은 의료 분야에서 AI 기술로 신시장을 개척해서다.

김현준 뷰노 대표는 4일 “의료 AI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상위 20개 종합병원을 비롯한 4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의료 AI 솔루션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의료 AI의 필요성을 입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췄던 해외 시장 공략을 재개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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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뷰노 대표

뷰노는 지난 2018년 '뷰노메드 본에이지'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국내 1호 AI 의료기기 회사다. 회사는 이후 의료영상, 병리, 생체신호 의료음성 등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진단과 치료, 예후를 예측하는 의료 AI 솔루션을 잇달아 개발했다. 뷰노가 보유한 의료 AI 솔루션은 현재 10여개로, 솔루션이 적용된 의료기관이 400개를 넘는 것이다. 일회성 공급에 그치지 않고 성능에 만족,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의료기관의 재구매율이 높아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뷰노는 지난 6월 삼성전자 이동형 엑스레이에 흉부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공급하는 계약에 이어 지난달 천장 고정형 엑스레이 시스템에도 기본 탑재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존에도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의료 AI 솔루션 공급 계약이 이뤄진 적은 있지만 의료기관이 최종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옵션 계약이 아닌 삼성전자 엑스레이를 쓰는 고객이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탑재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엑스레이 장비 업체 중 AI를 기본 탑재하는 시도를 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로, 뷰노는 기존 병원 대상의 사업(B2H)을 기업 대상(B2B)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국내와 CE(유럽)만 판매 허가를 받았고, 판매 국가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는 엑스레이 시스템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고 품질과 임상 유효성을 까다롭게 검증하는 기업”이라며 “AI 솔루션을 기본 탑재한다는 것은 시장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선도적인 결정이 다른 의료기기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궁극적으로 의료 AI 확산에 트리거가 되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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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와 삼성전자 프리미엄 천장 고정형 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 GC85A 제품 이미지 (사진=뷰노)

뷰노는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멈춰있던 해외 영업 재개도 시동을 걸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본격 사업을 확대하는 단계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부딪혀 국내외 의료기관 영업에 타격을 받았다. 특히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전시회 참가와 고객사 미팅을 재개하며 내년부터 해외 매출 회복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80개 이상 의료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가 허가를 받고 많은 경쟁사들이 등장하며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의료 AI 산업 확산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통해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AI 의료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도입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