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재활업종,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ESG도 대·중기 갈등 격화

폐플라스틱 재활업 업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심판대에 오른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ESG 분야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간 갈등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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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및 폐플라스틱 재활용 단체 관계자들이 26일 전경련 회관 앞에서 대기업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업 사업 철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61개 회원단체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플라스틱단일재질협회, 전국고물상연합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앞에서 대기업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업 사업 철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 직후 단체들은 동반성장위원회에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서를 접수했다.

재활용업계는 이날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유망한 업종, 속칭 '돈이 되는 사업'으로 보이기 시작하자 대기업이 눈독을 들이며 마수를 뻗치기 시작했다”면서 “대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존 시장을 침탈할 것이 아니라 화학적 재활용 분야에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은 생활폐기물 중 분리수거된 플라스틱 재활용 가능품을 수집운반, 선별해 재활용하는 업종이다. 영세 재활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지오센트릭, 보광, LG화학 등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재활용업계가 주장은 대기업은 이른바 '물질 재활용'에는 완전 철수하고 '화학적 재활용'에만 집중해 달라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열분해시켜 불순물을 제거하고 더욱 가치 있는 원료로 행위에만 집중해도 ESG 효과를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재활용 업계 주장이다. 수집과 선별, 파쇄 등의 과정은 기존처럼 영세업계와 상생하는 방식으로 '상생안'을 도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폐플라스틱 분야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시작으로 재활용 업계 전반으로 이런 요구가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폐플라스틱 외에도 고철 등 여타 재활용 분야 역시 대기업의 진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 재활용업계의 시각이다.

조남준 전국고물상연합회장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지역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해 온 뿌리기업의 시장은 지키고 대기업은 고부가가치 재활용을 맡는 것이야 말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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