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입자에 빛을 쪼일 때 발생하는 발열특성을 단일 나노입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현미경 기술이 개발됐다. 암과 같은 질병의 조기진단 및 정확한 치료를 위한 기능성 나노입자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신형식)은 장기수 연구장비개발부 연구원팀이 일반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이 어려운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를 기판위에 분산시켜 단일 나노입자를 검출하고, 검출된 나노입자의 빛 흡수 스펙트럼 및 발열을 측정해 나노입자의 광학적, 열적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신개념 광학현미경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나노입자를 암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전달하고 빛을 쪼여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광열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나노입자는 크기, 모양, 조성, 주변물질에 따라 광열특성이 급격히 변해 나노입자가 갖는 각각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원하는 조건에 딱 맞는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것이 어려웠다. 단일 나노입자의 특성을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현미경의 개발이 요구돼 왔다.
연구팀이 개발한 현미경 시스템은 나노입자에서 산란되는 빛만을 볼 수 있는 암시야 산란현미경과 시료에 빛을 쬐어 나노입자의 의해 흡수된 빛의 발열을 볼 수 있는 광열반사 현미경을 결합한 신개념 융합형 광학현미경이다. 암시야 산란 현미경 기능으로는 기판위에 분산된 단일 나노입자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광열반사 현미경 기능으로는 위치가 파악된 나노입자의 빛 흡수 스펙트럼을 측정할 수 있는 이중모드 방식이다.
특히, 광열반사 현미경으로는 파장가변 펌프광과 프로브광을 시료에 500마이크로미터(㎛) 직경 이상으로 넓게 조사하고, 150㎛ 이상 직경의 넓은 현미경 시야 내에 있는 약 1만개 이상 단일 나노입자 흡수 스펙트럼 및 발열 특성을 한 번에 획득할 수 있어, 단시간에 대량 측정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이번에 개발한 현미경 시스템은 기존에 상용화 전례가 없던 단일 나노입자 수준의 광열특성 분석기술을 구현한 것으로, 국내 기술로 연구장비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기수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현미경 시스템은 기존 광학현미경 플랫폼과 호환할 수 있도록 확장성에 주안점을 둬 광학적 지식이 부족한 나노입자 개발분야 연구자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연구장비의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해 관련특허 출원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신형식 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나노입자 기반 차세대 암치료법 개발에 핵심적인 연구장비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그동안 KBSI가 추진해온 소부장 기술독립을 위한 연구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국가적 현안 해결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된 현미경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나노입자의 광열특성 분석연구를 수행 중이며, 사용자 편의성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도 병행함으로써, 나노입자 연구용 분석장비로 조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