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 캠프가 무효표 처리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선 불복 움직임을 보여 당분간 내홍이 예상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원팀'이 필요한 이 지사로서는 출발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1일 후보 선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송영길 대표와 함께 대전현충원을 참배했다. <관련기사 4면>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30분 대전현충원을 찾아 기념탑을 참배했다. 당에서는 송 대표와 윤관석 사무총장, 고용진 수석대변인 등 지도부가 함께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경선 무효표 처리를 놓고 불복 의사를 내보이고 있지만 당 대표와 함께 일정을 소화하면서 당내의 '불안한 후보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현충탑 방명록에 '선열의 고귀한 희생에 성장하는 공정사회로 보답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이라는 글귀를 작성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국가의 제1 의무는 국가 공동체를 지키는 안보이며, 이곳 현충원은 국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한 분들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곳”이라며 “국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것을 당연시할 게 아니고 앞으로 국난이 닥쳤을 때 누구나 스스럼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당연히 국가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이 후보는 서울이 아닌 대전현충원을 찾은 이유에 대해 “형평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이것들이 충청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울현충원도 중요하지만 대전현충원으로 선택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대선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중원 지역 공략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앞으로 가야 될 가장 중요한 길은 공정사회”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공정해야겠지만 지역과 지역 간에도 불공정이나 불균형이 없는, 균형 잡힌 나라가 이 나라의 미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의 무효표 이의 제기에는 “상식과 원칙, 당헌·당규에 따라 당에서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며 “(원팀과 관련해선) 국민과 당원이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송영길 대표는 기자들에게 이 전 대표 측의 반발을 의식해 “어제 우리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면서 “민주당 당헌·당규는 이해찬 전 대표 시절에 만들어져서 지난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당 대표로 선출했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에 의한 것”이라며 경선 결과에 대한 번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