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교육 학술대회]인터뷰-문일 한국공학교육학회장

코로나 이후 공학교육 혁신 강조
교수학습 방법의 혁신부터 기초과학 위기 대응까지
대학에 메타버스, AR, VR 등 첨단 학습환경 갖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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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빠른 혁신과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공학 교육이 가장 먼저 혁신할 때입니다. 메타버스 등 새로운 환경에 기반한 교육을 위해 정부 재정 지원 등 투자가 절실합니다.”

문일 한국공학교육학회장은 코로나로 공학교육 혁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다뤄야 할 공학교육 내용과 교수학습방법 모두 기술 기반의 혁신이 필요한 시대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노멀 사회를 선도하는 공학교육'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준비한 것은 뜻깊다.

문 회장은 “작년보다 올해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새로운 공학교육의 형태로서 온라인 교육에 대학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공계 실험과 실습은 원활하지 못하다. 메타버스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콘텐츠가 대안이 되고 있다.

한국공학교육학회는 교육 혁신을 위해 개회식부터 정기총회, 온라인 전시, 대학 총장 등이 참여하는 자문회의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해 진행한다. 공학교육 리더들이 경험하고 보다 빨리 온라인 교육의 대안을 찾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준비했다.

수업을 전달하는 매체뿐만 아니라 교수학습 방법에서도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도구를 가르치는 과목과 철학적인 소양을 쌓아가는 과목을 나눠 생각해 볼 때, 수학과 같은 도구를 가르치는 과목은 이미 학생의 맞춤형 자율학습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SW)가 나오는 시대가 됐다. 철학적 소양을 위한 과목은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돼야 한다.

문 회장은 “사회가 급변하면서 대학들이 교육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SW와 플랫폼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등록금 동결로 재정 여건이 좋지 않다”며 “미래교육을 위해 정부가 공대에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총장들, 산업체 대표들과 메타버스로 만나 기초과학의 위기와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공학 역량의 저하와 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이 사회 리더들이다. 1일 오세정 서울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박정국 현대차 사장 등이 메타버스 방식의 자문위원회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기초 과학의 위기와 대처 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문 회장은 “과거에는 해외 어느나라와 견주어도 학생들의 수학 실력 만큼은 탄탄했다”며 “오히려 기초 역량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AI 시대에 대학과 산업계에서 기초학력 위기로 아우성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등학생들의 기초 수학·과학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학 입시 변화로 이공계에서 중요한 수학과 물리가 취약한 채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내년 신입생부터는 문·이과 통합 입시를 통해 입학한다. 다양한 과목을 들으면서 이공계가 진로인 학생들은 기초 과목만큼은 심도있게 접근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고등학생들로서는 심화 과목은 점수를 잘 받기 어렵고 대학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걸면 학생들을 선발하기 어려워져 기피하게 된다.

문 회장은 “대학이 다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기초가 탄탄하게 들어와야 멀리가는데, 시기를 놓쳐서 들어오는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