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우리기술로 제작…내달 21일 발사
고도 600~800km에 1.5톤급 위성 투입
설계~제작 전 과정 국내기술로 추진
중대 결함 인한 실패 가능성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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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KSLV-II) '누리호' 발사가 임박했다. 최종 기능 점검 시험을 끝내고 발사 준비를 완료했다. 다음달 21일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우주 발사체를 보유한 국가 반열에 오른다.

우주 산업도 일대 전기를 맞는다. 정부는 누리호 반복 발사를 통해 핵심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축적한 경험과 정보를 활용해 성능이 향상된 후속 발사체 개발 방향성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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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초읽기 '누리호'

누리호는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한 발사체로 현재 발사 관련 모든 준비를 마쳤다. 비행모델(FM)의 WDR(Wet Dress Rehearshal)를 마치고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1일 예정된 1차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WDR는 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우고 극저온 환경에서 발사체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영하 183℃ 산화제를 충전·배출하는 작업으로 최종 준비 단계에 해당한다.

누리호의 최종 발사일은 29일 열리는 발사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한다. 기상 변수 등을 고려해 1차 발사일 이후 일주일간 예비발사 기간을 갖는다. 준비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당일 기상 악화 등 돌발 변수만 아니면 발사 예정일이 바뀔 공산은 크지 않다.

누리호 발사 성공 가능성을 점치긴 쉽지 않다. 우리보다 앞서 발사체를 개발한 나라의 첫 발사 성공률은 30% 남짓이다. 나로호 또한 두 번의 실패 끝에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시험 발사 성공 등 성과를 감안하면 중대 결함으로 인한 실패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성공하면 세계 7번째 우주 발사체 보유국 반열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인 600~800㎞에 투입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다.

총 3단으로 구성되는데 1단부는 75톤급 엔진 발사체 4기가 묶여 있다. 1단 로켓의 힘으로 시속 2만4840㎞ 속도로 하늘로 올라간다. 고도 59㎞에서 1단 로켓이 분리되면 75톤급 2단 로켓이 점화돼 고도 258㎞까지 추력이 발생한다. 2단 로켓이 분리돼 떨어지면 7톤급 3단 로켓이 점화, 고도 700㎞ 상공까지 위성을 운송한 뒤 분리시킨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의 위성 자력발사 및 우주 수송 능력 확보를 의미한다. 발사체 개발 기술은 국가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미국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수출 규제(ITAR) 등을 통해 우주발사체 기술 이전을 통제한다. 대다수 나라가 국가 핵심 기술을 묶어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Ⅰ)'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핵심 기술인 1단 로켓은 러시아제를 사용했다. 우리는 위성이 탑재된 8톤급 2단 로켓만 개발했기 때문에 '자력'이란 단어를 붙일 수 없었다.

현재 위성 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 9개국이다. 무게 1톤 이상 실용급 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 이란, 북한을 제외한 6개국이다.

◇국내 기술 총집결

우리나라는 누리호의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했다. 주 엔진인 75톤급 및 7톤급 액체엔진을 자력으로 개발했다.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7번째로 중대형 액체로켓엔진을 개발, 보유한 나라가 된다.

75톤급 엔진은 개발 초기에는 기능과 성능 위주로 설계해 목표 대비 25% 무겁게 설계됐다. 이후 반복 엔진 연소시험 등을 통해 엔진 기능과 작동 환경에 대한 데이터 축적, 무게 감량을 위한 설계 개선, 구조 해석, 경량 소재 등을 적용, 감량에 성공했다.

엔진을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도 확보했다. 클러스터링은 엔진 4기의 정확한 정렬과 균일한 추진력을 내는 것이 관건이다. 높은 기술 난도를 해결하기 위해 정교한 설계와 높은 수준의 지상 시험을 거쳐야 한다. 클러스터링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은 △엔진 화염 가열 분석 및 단열 기술 △엔진간 추력 불균일 대응 기술 △엔진 4기 조립, 정렬 및 짐벌링(방향제어)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시험발사체 발사를 통해 화염 가열 분석 및 단열 기술을 일정 부분 확보했다. 엔진간 추력 불균일 대응을 위해 추력 불균형 오차 수준에 대한 분석을 완료하고, 발사체 이륙 전 발사대에서 불균일 점검을 위한 지상고정장치 단독성능시험도 완료했다. 엔진 정렬 및 짐벌링 기술 확보를 위한 형상설계를 바탕으로 1단 인증모델을 제작, 종합연소시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했다. 정부는 누리호 발사 이후 75톤급 엔진의 성능개량 및 클러스터링을 통해 대형·소형 발사체 개발에 지속 활용할 예정이다.

우주발사체 엔진개발 설비 및 대형 추진제 탱크 제작 기술과 발사 구축 기술도 자력으로 확보했다.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 액체엔진 및 주요 구성품을 개발하려면 시험설비가 필수다. 누리호 개발 초기, 러시아의 시험설비를 임차해 제한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엔진 및 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에도 상당한 투자를 진행, 현재 안정적으로 엔진·추진기관 연소시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추진기관 시험설비는 극저온 유체(액체질소196℃, 액체산소183℃), 초고압(공기, 질소, 헬륨 400기압) 정밀 제어 및 공급기술이 적용됐다. 최대 150톤의 추력과 고도 20km에 해당하는 55mBar의 진공 모사 환경을 구축,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의 시험설비와 대등한 수준의 시험설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들 설비는 누리호 개발 이후에는 차세대 발사체에 필요한 엔진 성능 개량에 활용된다.

오승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누리호 개발을 통해 3단 발사체의 설계, 제작, 인증, 발사 전 과정 기술을 독자 확보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