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스타트업 투자가 9000억원대로 하락했다. 앞서 7월에는 2조원의 '메가딜' 투자를 성사시킨 야놀자로 인해 약 3조원의 투자가 이뤄졌으나 한달만에 다시 정상궤도로 내려왔다. 유니콘 기업도 3곳 탄생했다. 다만 지난 5월부터 이어져 온 '월 1조원대' 투자는 3개월만에 멈췄다.
12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스타트업 총 투자 건수는 120건으로, 약 9153억7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전체 투자금이 하락하면서 앞서 3개월간의 급격한 상승세를 꺾였지만, 투자 건수, 빅딜 등의 수치는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100억원 이상의 투자받은 곳은 19곳이며, 이 가운데 1000억원 이상의 빅딜 투자는 전월과 동일하게 3곳이 탄생했다. 이들 모두 유니콘 기업에 입성했다.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1789억원의 시리즈D를 유치 완료한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은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한국계 스타트업 '몰로코'가 시리즈C 투자에서 1734억원을 확보했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술 기반 모바일 광고 솔루션을 세계 모바일 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설립 8년만에 유니콘 기업에 진입했다.
이어 게임 개발업체인 엔픽셀이 시리즈B로 1000억원을 투자유치하면서 게임업계 최초이자 최단기간에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2017년 설립된 엔픽셀은 지난 1월 출시한 첫번째 게임 MMORPG '그랑사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그랑사가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차기작 '크로노 오디세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선 경우도 대거 눈에 띄었다. 금융 자산 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에 SKS프라이빗에쿼티와 기아가 400억원을 투자했다. 앞서 4월에는 KT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액화수소 전문기업 '하이리움산업'에는 현대차, 포스코, SK가스 등이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대기업이 SI로 적극 나서는데는 스타트업과의 협력 시너지를 높여 신산업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 담겨있다”며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선점 투자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