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교육회사를 비영리기관으로 전환시키고, 에듀테크 기업의 자금 조달 금지 등의 강력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교육 기업 주가가 최고가 대비 20분의 1까지 추락했다.
중국판 메가스터디로 불리는 'TAL 에듀케이션 그룹'은 지난 2월 90.96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29일 기준 6달러대로 주저앉았다. 뉴오리엔탈 테크놀로지도 158홍콩달러에서 약 17홍콩달러로 반년 만에 10분의 1 토막이 났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초·중등 교과 과정을 제공하는 민간 교육기업이 비영리기관으로 등록하도록 명시하고, 수익창출·기업공개(IPO)·외국인 투자 유치행위를 금지했다. 이전에 상장된 기업도 정부로부터 새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온라인 튜터링 시스템에선 해외 교재 활용, 외국인 교사 고용도 할 수 없도록 했다. 지나친 교육비 부담이 출산율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며, 주말과 공휴일, 방학기간 과외금지에 이은 교육산업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중국 정부 조치가 올 초부터 거론됐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반응이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경우가 현실이 됐다”면서 “기업이 상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조차도 불분명하다”면서 “새로운 체제에서 기업이 어떠한 구조조정을 거쳐야할 지도 파악하기 어려우며, 사실상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 홍콩 증시에서 교육기업의 상장폐지나 해외 자본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실패한 스타트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세계 최대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위안푸다오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타이거 글로벌, 세콰이어 차이나 등 해외 벤처캐피털이나 펀드가 투자에 참여했는데, 사실상 증시 상장을 통한 투자회수 방안이 어려워졌다. 중국 정부는 아직 해외 투자들의 보유 자산 매각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하지 않았다.
중국매체 카이신에 따르면 뉴오리엔탈 등 120개 민간 교육업체는 이미 정부 방침을 준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몇몇 기업은 이달 초 중국 정부의 이러한 정책변화를 인지하고, 새로운 성인교육 및 어학연수, 공무원 시험교육 브랜드를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학생 대상 교과목 과외가 아닌 스포츠, 예술 창의교육 및 성인 대상 기업교육이나 훈련 등은 규제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영리기관 등록을 위한 주요 사업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과목 방과후수업, 입시교육 등은 회사들의 주력 매출이었다. 일각에선 1980년 전두환 정권의 과외금지 조치처럼 과외 등이 음성화되고, 불법과외로 교육비가 오히려 크게 오를 것도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공립교사가 과외 등에 참여할 경우 '무관용' 처벌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에듀테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해외 자본이 교육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해외의 교재 및 외국인 교사가 (사상적으로) 침투하는 것을 크게 우려했다”면서 “교과목·입시교육 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비교과 교육 시장이나 학교 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시장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