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37〉아마존은 왜 MGM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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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지난 1개월 동안 미디어를 관통한 이슈는 단연 AT&T의 타임워너 스핀오프(36번째 기고 'AT&T, 미디어 왕국을 향한 갈지자걸음3' 참고)와 아마존이 '포효하는 사자' 이미지로 유명한 MGM 인수 결정이다.

미디어 시장에서 아마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은 얼마 전부터 감지됐다.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 게임을 중계하는 것이지만 미국프로축구(NFL) 중계권을 1년에 1조원 넘는 금액으로 10년동안 확보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이른바 유료방송의 마지막 보루 가운데 하나로, 스포츠 중계권에 눈독을 들이며 과감한 투자를 하기 시작하면서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다.

아마존은 스포츠 중계를 넘어 영화 제작사를 소유하게 됐다. MGM이 소유하고 있는 영화 지식재산을 확보, 콘텐츠 경쟁력까지 확보한 것이다. 이것까지만 보면 아마존이 커머스 회사인지 미디어 회사인지 헷갈릴 수 있다.

MGM 인수 이후 미국 언론은 “MGM 인수가 스트리밍 전쟁의 일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마존이 지금 하고 있는 게임은 실제로는 TV 이상의 큰 것을 노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MGM인수가 스트리밍 전쟁에서 어떤 최신 무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아마존은 넷플릭스를 포함한 경쟁자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와 관련해 많은 논평이 있었다.

논평이 잘못된 얘기는 아니지만 인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한 이야기일 수 있다. 아마존프라임 고객이 1년에 119달러를 지불하는 이유는 무료 특급배송 서비스 때문이다. 아마존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료배송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프라임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직도 편리성에 있다.

고객이 지불한 119달러는 콘텐츠 시청을 위해 치른 돈이 아니다. 경쟁 OTT와 다르게 콘텐츠 시청이 주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핵심이 있다. 핵심은 아마존프라임 콘텐츠는 무료배송을 신청한 현명한 고객에게 돌려주는 보상 같은 것이다. 여기에 아마존 콘텐츠 전략이 있다.

콘텐츠를 통한 프라임 고객 확보가 최종 목적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무료배송뿐만 아니라 좋은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그것도 한 곳에서, 동일한 인터페이스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는 편리함이 고객에 제공된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시청자의 콘텐츠 시청과 아마존 스토어에서 구매한 이력까지 포함한 엄청난 데이터를 획득하게 된다. 아마존은 확보한 데이터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향한 타깃 광고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를 목적으로 광고 기반의 OTT IMDb TV도 출시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하며 지난 2007년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을 제정하던 때가 떠올랐다. 기존 케이블TV 사업자는 인터넷(IP)TV가 통신사 끼워팔기에 그칠 것이라며 통신사로부터의 IPTV 사업 분리, 나아가 회사 분리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통신 3사가 지금의 국내 미디어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끼워팔기는 필요한 것을 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고객 입장에서는 좋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끼워팔기 상품이 경쟁력 없는 상품이라면 주 상품의 매력과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아마존프라임 콘텐츠는 프라임 구독을 위한 끼워팔기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아마존의 행보는 그냥 끼워팔기나 구색맞추기가 아니라 연간 119달러어치의 프라임 구독 가치를 느끼게끔 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질 좋은 콘텐츠를 통해 주 상품의 가치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내 미디어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통신 3사에 콘텐츠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그것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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