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전체 교수 대의기구 의견 '최대 분수령'…이사회 미칠 영향 촉각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사회(이사장 임수경)가 오는 22일 김기선 GIST 총장 거취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GIST 교수들이 김 총장 재신임 투표를 실시한다.
비록 교평 투표결과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전체 교수를 대표하는 대의기구 의견이라는 점에서 김 총장의 총장직 유지 여부를 결정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GIST 교수평의회(교평·의장 고흥조)는 지난 15일 전체 교수 190여명 가운데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대면 회의를 열고 △김 총장 재신임 투표 찬반여부 △이사회 전 교수회의 결과 공유 등 2개 안건을 다뤘다.
이날 회의에서 재신임 투표 찬반 여부는 찬성 80%, 반대 20% 의견이 나왔으며 투표 결과를 임시이사회가 열리기 전 공유하자는 60%, 공유하지 말자는 40%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평은 16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후 5시까지 7개 학부 및 5개 학과 사무실에서 김 총장 재신임 직접투표를 실시한다. 또 22일 임시이사회전 투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노동조합에 이어 임수경 이사장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 총장은 교평의 투표 결과에 입지가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교평 재신임 투표에서 신임한다는 의견이 많으면 김 총장은 임기때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이사회에서도 교수들의 지지에 힘입어 임기때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일 때는 사면초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직원, 교수 등 주요 구성원이 김 총장에게 등을 돌린 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사회는 교평의 불신임 투표결과로 김 총장의 사퇴를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GIST 이사회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GIST 서울사무소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총장 직무대행 규정과 김 총장 거취문제를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사회는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 총장은 3월초부터 노조로부터 2개 센터장을 겸직하며 지난 2년간 급여 4억여원 외에 3억원 이상의 연구수당과 성과급을 받았고 전 직원 중간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나타났다며 총장직에서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김 총장은 지난 3월 18일 홍보팀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2명의 부총장단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알렸다.
이에 이사회는 지난 3월 30일 열린 제129회 정기이사회에서 김 총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김인수 연구부총장 총장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사의 표명은 사퇴 의지와는 무관하고 이사회 결정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4월 5일 법원에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김 총장은 70여일만인 지난 8일 총장직에 복귀했다.
그러자 임 이사장은 다음날 학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김 총장은 약속한 대로 사직서를 내고 사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총장은 “하반기 일사분란한 움직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일부 처장단을 교체하는 등 남은 임기를 수행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취임한 김 총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 4년간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