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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가 순증하고 있지만 알뜰폰은 마냥 웃지 못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알뜰폰은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 4월 알뜰폰 가입자는 945만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1000만 시대가 목전에 다가왔다.

그러나 알뜰폰 가입자 증가에 비해 시장이 정체되고 경쟁이 심화한다는 점은 알뜰폰의 고민이다. 알뜰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이동통신 자회사는 도매대가 이하로 요금제를 제공하지 못하니 고객 유치를 위해 사은품에 힘쓴다. A사가 1만원짜리 사은품을 제공하면 B사는 2만원짜리 사은품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형국이다. 사은품 가격대는 높아지고 마케팅 비용은 늘어난다.

1000원대 요금제를 판매하는 중소 알뜰폰은 사은품을 증정할 엄두도 낼 수 없다. 그 대신 도매대가 이하로 요금제를 판매하면서 0원 요금제까지 출시하고 있다. 마케팅비와 운영비를 따져보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과도한 사은품과 요금제 경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대부분 알뜰폰 사업자는 적자 또는 미미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신규 고객에 지급하는 이통사의 판매 장려금으로 손실분을 메워서 연명하는 형국이다.

알뜰폰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정부는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알뜰폰의 사은품 지급에 대해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0원 요금제와 관련해서도 가계통신비 인하에 충실하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는 제 살 깎아 먹기식 출혈 경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 알뜰폰을 도입한 취지인 가계통신비 인하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는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속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저렴한 요금제 확대라는 소비자 이익 측면도 어느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시장 지속성도 중요하다. 이통사의 대리전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자생력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룰'에 대해서도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