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아이패드 프로, 전문가 입문의 문턱을 낮추다

Photo Image
애플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신형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는 애플 제품으로는 드물게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율)가 우수하다. 애플이 독자 설계한 M1 칩셋을 탑재, 안드로이드 계열 동급 태블릿과 비교해 성능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동시에 출고가는 전작보다 낮췄다. 삼성전자가 보급형으로 중저가 태블릿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고성능 플래그십 영역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다만 평소 동영상 시청과 웹서핑 등에 태블릿을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높은 성능과 가격이다.. 데스크톱PC 못지않은 작업 환경을 구현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매직 키보드(38만9000원) 등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전용 액세서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노트북 또한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태블릿 폼팩터와 소프트웨어 호환성 측면에서 한계가 느껴진다.

아이패드 프로의 가성비를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대상은 영상·이미지 편집과 3D 모델링, 작곡 등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다. 작업에 필요한 고가 장비를 모두 갖추지 않더라도 아이패드 프로를 활용해 전문가 영역에 입문이ㅊㅌ 가능하다. 본체만 300만~400만원이 넘는 워크스테이션의 기능을 상당 부분 대체, 초기 비용 부담을 절감할 수 있다.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방대한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도 장점이다. 대표적 동영상 편집 앱 루마퓨전은 워크스테이션용 전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에 준하는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아이패드 프로는 4K 영상 6개를 한 타임 테이블로 합쳐 작업하는 멀티 캠 클립 기능을 실행하면서도 지연이 발생하지 않았다. 영상 소리에 맞춰 자동으로 시점을 동기화하거나 필요한 부분을 터치 한번으로 선택하는 기능 등 태블릿에 최적화된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돋보였다.

Photo Image
애플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아이패드 프로 전면 카메라에 새롭게 적용된 '센터 스테이지'는 영상회의(통화)가 잦은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기능이다. 122도 시야각을 갖춘 전면 카메라를 활용해 화면에 찍힌 대상이 언제나 중앙에 위치하도록 조정한다.

영상회의 중 화면 가까이에 있을 때는 줌인, 화면에서 멀어지거나 움직이면 줌아웃 후 다시 가운데로 맞추는 일련의 과정이 자동으로 부드럽게 이뤄졌다. 렌즈 위치는 물리적으로 고정돼 있지만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기능이다. 초광각 카메라에서 발생하는 화면 모서리 부분 왜곡 현상도 M1 칩셋 머신러닝으로 실시간 보정됐다.

아이패드 프로는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문가를 위한 보조 도구나 입문자를 위한 첫 장비로 추천할만하다. 하지만 일반적 사용 환경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의 아이패드 에어나 기본형 아이패드로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