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발라드세손의 청춘감성 '정승환'

감성 발라더 정승환이 프로듀서 유희열, 김이나, 아이유, 밴드 노리플라이 권순관, 헨(HEN) 등 화려한 작사·작곡진과 작업한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새 EP '다섯 마디'를 발표하는 정승환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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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테나 제공

정승환은 SBS K팝스타4 준우승자로 2016년 첫 앨범 '목소리'로 정식 데뷔한 이래 '이 바보야' '눈사람' '우주선' '12월25일의 고백' '어김없이 이 거리에' 등 히트곡과 '너였다면' '잘지내요' '나는 너야' 'Day&Night' 등 OST로 소위 '발라드세손'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국내 정통 발라드 계보를 잇는 대표자로서 사랑받고 있다.

새 앨범 '다섯 마디'는 작품 기준으로는 지난해 말 싱글 '어김없이 이 거리에' 이후 약 5개월 만이고 피지컬앨범으로는 2019년 '안녕, 나의 우주' 이후 약 2년 만에 발표되는 작품이다.

앨범은 총 5트랙으로 구성된다. 정승환과 프로듀서 서동환, 유희열, 작사가 김이나가 협업한 앨범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시간'은 어쿠스틱 기타와 스트링 조화 속에서 오래된 친구를 향한 특별한 설렘을 진지하게 풀어냈다.

이어 부드럽고 맑은 피아노 선율과 스트링 편곡을 배경으로 화려하지만 아련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봄을 지나며', 뚜렷한 기승전결의 정통발라드 느낌을 주는 '그런 사람', 한결 가벼운 봄 느낌의 멜로디에 정승환 특유의 감정 조율이 돋보이는 '그대가 있다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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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테나 제공

마지막으로 싱어송라이터 아이유가 선물한 곡으로 곽진언표 기타 사운드의 묵직함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 편곡 속에서 담담하고 섬세한 보컬이 펼쳐지는 '러브레터'가 마무리를 장식한다.

각각의 곡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멜로디에 덤덤한 듯 진솔한 정승환의 보컬과 이를 뒷받침하는 감성편곡으로 따스하면서도 아련한 중의적인 봄 이미지를 그린다. 또 정승환과 같은 청춘세대는 물론 대중이 공감할 법한 고민들을 감성적으로 묘사한다.

정승환은 인터뷰 동안 새 앨범 준비과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데뷔 5주년을 맞이한 정통 발라더로서의 새로운 고민과 행보를 이야기했다.

-앨범 발표 소감은.

▲2년 만의 피지컬 앨범이다. 오래 기다려주신 팬께 감사한 마음과 함께 설렘이 있다. 오래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됐으면 한다.

-앨범명 '다섯 마디'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하게는 수록곡이 5곡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지 못한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서 곡이 되고 음악이 됐다'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타이틀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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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테나 제공

-5트랙을 모두 발라드로 채운 까닭은?

▲데뷔곡 '이 바보야'를 수록한 첫 앨범 '목소리'가 별도 수식어 없이 '목소리로 설명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그때로 돌아가 보자는 'Back to the Basic(백투더 베이직)'의 심정으로 정통 발라드 곡 구성의 앨범을 구상했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 시간'은 '오랜 친구를 향한 풋풋한 고백송'이다. 실제 경험담인가. 작업간 관련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달라.

▲인간적인 제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모티브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류준열 배우의 고백 장면에서 얻었다. 실제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서 감정을 구체화했다. 곡 작업으로는 멜로디나 가사를 확정하기 위한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기에 좀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 멜로디를 접했을 때는 이별처럼 들렸지만 자꾸 듣다 보니 첫사랑의 세레나데 같은 애절함이 있더라. 콘셉트를 바탕으로 저와 유희열 대표, 김이나 작사가 이렇게 셋이서 구상한 바를 합쳤다. 모아놓고 보니 단어나 뉘앙스의 일부 차이만 있을 뿐 전체 맥락이나 내용이 일치되는 부분이 많아 다듬어내기도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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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테나 제공

-타이틀곡 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어딘지.

▲'잠깐이라도 지금 널 만나러갈게~'로 시작하는 브리지 파트 전반이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말을 하는 클라이맥스 부분이다.

-타이틀 경쟁곡이 있었다면.

▲타이틀곡과 후보곡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친구, 그 오랜 시간'이 강력했기에 별다른 고민은 없었다. 굳이 꼽자면 권순관 선배님과 함께 만든 '그대가 있다면'이나 헨-서동환 님이 함께 만든 '그런 사람' 등도 타이틀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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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테나 제공

-아이유의 곡을 받았다.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마지막 트랙인 '러브레터'는 사실 아이유 선배가 과거 스케치북에서 이미 소개했던 적이 있는 곡이다. 그 곡이 너무 좋아서 커버 영상을 찍어 올린 적이 있는데 그를 본 유희열 대표님이 연락해서 앨범 곡으로 작업하게 됐다. 바쁘신 가운데서도 늘 꼼꼼히 모니터링해준 아이유 선배에게 감사하다.

곡 전반의 기타 사운드는 평소에 친한 (곽)진언 형이 맡았다. 앨범 수록을 결정한 이후 생각해보니 목소리보다 기타 사운드가 주는 묵직한 정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여타 곡보다 기타 사운드에 공을 들였는데 그에 잘 호응해준 진언 형에게 많이 감사하다.

-늦봄~초여름에 앨범을 발매하게 된 계기는. 앨범이 지닌 주된 정서는 무엇인가.

▲지난해 구상하면서 올해 초부터 작업을 시작하는 때까지도 이즈음을 발표 시기로 생각했다. 발라드가 통상적으로 가을~겨울에 어울리는 분위기지만 제가 느끼기에 봄이나 여름이 마냥 따스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더 쓸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들을 수 있는 곡으로 그 안의 정서는 들으시는 분들이 결정하시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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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테나 제공

-앨범 핵심 포인트는.

▲지난해 싱글은 데뷔 당시 제 음악을 상상하셨던 분께는 조금 생소했을 것이다. 이번 앨범만큼은 데뷔앨범 당시 '목소리로 설명되는 가수'라는 꿈을 다시 되새기는 앨범으로 만들었다. 또 곡 내면에 담긴 슬프지만 설렘을 내포한 풋풋한 청춘의 모습과 보편적인 정서로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동질감이나 위안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발라드 장르에서도 정통적인 것과는 결이 다른 작품이 강세를 띤다. 정통 발라드를 표방하는 가수로서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일전에 제가 존경하는 (성)시경 형에게 투정 부리듯 발라드 장르로 히트곡과 장수 인기곡을 만든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막연한 생각으로는 정통 발라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그러한 고민보다는 할 수 있는 걸 해나가면서 트렌드를 관망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그러는 와중에서 소소하게 바란다면 다양한 발라드곡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데뷔 5주년을 맞이했다. 뮤지션 정승환은 어떻게 성장해왔다고 생각하나.

▲데뷔 당시에는 노래를 좋아하고 부를 줄만 아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몰랐던 것을 알면서 나 자신의 결점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상투적으로 될 수 있는 발라드 계통에서 저만의 특별한 것을 고민하고 확실하게 해나가고자 해왔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 속에서 저의 색깔을 확실히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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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테나 제공

-활동으로 얻고 싶은 성과와 활동 계획은.

▲모든 뮤지션이 그러하겠지만 많이 공들인 앨범이다. 딩장의 흥행에도 감사하겠지만 오래도록 플레이리스트에 남아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음악으로 인정받았으면 한다. 활동계획으로는 우선 다양한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고, 여러 방송에서 불러주실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음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좋겠고 불러주시면 잘은 못해도 열심히 하겠다.(웃음)

-활동 각오는.

▲기회 닿는 대로 여기저기서 뵐 수 있으면 좋겠다. 앨범 말고도 꾸준히 다져놓은 좋은 음악들로 거듭 인사드리겠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