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년정책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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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서 위기, 도전, 기회를 동시에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직격탄을 맞은 청년층은 '코로나 취포세대(취업포기 세대)'로 내몰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취업난 터널에 들어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청년 체감실업률이 26.8%의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사회의 청년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실업자이거나 비자발적 단시간 근로로 말미암아 추가 취업을 원하는 근로자, 잠재적 구직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높은 체감실업률과 낮은 고용률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연시키고, 청년 이후 단계별 생애주기 이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0년 전국에서 시행된 청년정책은 중앙정부 정책 239개(기관 31개), 지역자치단체 2691개(기관 240개) 등 총 2930개로 나타났다. 정부는 청년에 대한 고용 안정과 주거 및 복지 지원을 위해 국민취업지원제도 및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고용노동부), 창업경진대회 및 창업성공패키지(중소벤처기업부), 청년 맞춤형 공적 임대주택 공급(국토교통부) 등 각종 정책을 중앙행정기관을 통해 펼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곧 들이닥칠 인구절벽 시대를 대비한 생존전략으로 지역 청년 붙잡기 정책을 쏟아내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관련 통계지표는 나아질 기미는 보이질 않고, 청년들의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 정책 수혜자인 청년들이 정책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청년의 고용, 주택, 복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정책을 한곳에 모아서 총괄하는 행정 조직이 필요하다. 청년 문제를 정책의 중심에 두는 별도의 계선 조직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선 청년정책 거버넌스 확립이다. 청년정책 행정 추진체계를 구축해 통합적 관점에서 정책을 수행하고, 책임과 권한 범위를 명확히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책 전달체계에 대한 최적화가 가능하다. 둘째 정책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부처 간 특성과 정책 이행 여건 차이로 말미암아 발생할 수 있는 유사·중복 정책은 물론 쏠림현상을 방지하고 수혜 대상 및 지역을 균형감 있게 유지할 수 있다. 셋째 수혜자 중심 정책 운용이 가능하다. 개별 정책 계획과 연계성을 공유하고 운영 경험 및 지식 축적을 통해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민첩하게 펼칠 수 있다. 나아가 정책 운용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정책의 고도화 추진이 용이해진다. 특히 청년정책 홍보 채널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면 정부 정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청년층은 코로나19 사태, 최악의 고용 한파, 사회 활동 제약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코로나 청년세대는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청년정책은 대한민국의 현재이자 미래인 청년에게 삶의 변화를 돕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의의가 있다. 단지 정책과 사업 수를 늘리고 예산 규모 점검 수준에 머무른다면 청년의 미래는 없다. 아니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청년정책의 실효성 제고에 지혜를 모으자. 그 첫걸음은 창조적 정책을 발굴하고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조직을 만드는 데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곱씹어 볼 때다. 누가 구술을 꿸 것인가.

조휘형 김포대학 마케팅경영과 교수·UKP미래경영연구소장 hhcho@kimp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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