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확보가 연구 경쟁력'...연구재단 연구 다양성 위원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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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혜 연구재단 이사장이 연구다양성포럼 2021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 지원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중 인문·사회 분야 사업 비중은 예산 기준 5% 남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연구자에게 지원된 예산도 12%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연구재단은 30일 개최한 '연구다양성 포럼 2021'에서 공개됐다.

연구재단은 이날 '연구현장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방안 수립을 위한 정책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성영신 고려대 교수는 연구재단의 다양성 분석 현황을 소개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연구지원의 다양성 과제를 제시했다.

성 교수에 따르면 연구재단이 지난해 지원한 R&D 사업 중 인문 사회과학 비중은 과제수 기준 16.9%, 연구비 비중 5.4%에 그쳤다. 과제수 기준 여성 연구자 비중은 29.1%, 연구비 기준으로는 12.4%에 불과했다.

성 교수는 “인문·사회 R&D 비중이 적을 수 밖에 없지만 인문·사회 분야간 융합 연구 등 다양성 부족 등 개선할 여지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교수와 출연연 여성 연구자 비율 등을 기반으로 더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연구 책임자 중 여성 비중이 작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성 교수는 “다양성 관련 전담조직 설치가 필요하다”면서 “조직문화와 관련 교육 제도화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 교수는 또 “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사업 상당수가 이미 각 부처에서 방향성이 결정돼 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연구재단이 장기간 계획을 갖고 지원할 수 있는 자율성,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숙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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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영찬 연구재단 연구원, 류석영 KAIST 교수,정진택고려대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위행복 한양대 한양대 교, 심윤희 매일경제 논설위원

이어진 토론에서는 학계·연구계·언론계 주요 인사가 연구현장의 다양성 현황과 우리나라 R&D에서 다양성이 가지는 의미, 다양성에 대한 기대와 우려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다양성이라고 하면 장애인 등 약자를 지원하는 도적적 의무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연구에 의하면 다양성을 확보한 조직의 성과, 효율이 개선된다는 결과가 있다”면서 “그냥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직의 활력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다양성은 새로운 성장동력이며 창의력의 바탕”이라면서 “다양성은 여성, 소수자, 장애인 등 소외된 자들을 배려해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발상의 전환이며 마음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선 한국연구재단 다양성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다양성위원회는 향후 다양성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를 개발하고 연구현장의 다양성 현황 및 개선에 대한 정기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연구현장 전반에 대한 다양성 분석 및 정책 제안을 주도한다.

노정혜 이사장은 “연구자 개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면서 창의적 협업 네트워크를 이룰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가 필요하다”면서 “연구재단의 오늘의 시도가 미래를 향한 확실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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