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향수시장 6500억 돌파 전망
SI '바이레도' 삼성물산 '톰브라운' 등
화장품 침체기 새 먹거리 확보에 총력

'니치 향수'가 패션·뷰티업계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니치 향수는 고가 제품이 주를 이루며 소량 생산으로 희소성이 높다. 가격은 최근 20만원대에서 30만~50만원까지 형성된다.
화장품 업체들은 매출이 줄어든 색조 화장품의 공백을 고가의 니치 향수로 메울 수 있다. 패션 업계는 신사업 진출과 함께 패션 브랜드 이미지를 통한 시너지도 낼 수 있다. 특히 패션업계는 불황이 길어지자 영업이익률이 높은 코스메틱 부문을 강화하고 있어 니치 향수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향수 수입액은 1억9391만달러로 5년 전인 2015년 1억3772만 달러보다 약 41% 증가했다.
수입 국가별로 살펴보면 수입액 1위 국가는 프랑스로 전체 수입액의 59%(1억1468만달러)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이탈리아(2258만달러), 미국(2142만달러) 순이다.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4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향수 시장은 지난 2019년 6000억원을 넘었다. 오는 2023년 6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고가 향수 시장은 전체 80% 비중 웃돌며 2018년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53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이 같은 성장세에 주목한 패션,뷰티업체들은 니치 향수 사업을 확대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신계인터내셔날(SI)은 지난 2014년부터 유명한 니치 향수 브랜드 국내 판권을 잇달아 확보하며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최근 국내 판권을 확보한 영국 니치 향수 브랜드 '조 러브스'를 포함해 '딥티크' '바이레도' '에르메스 퍼퓸' '메모' '엑스니힐로', '폴 포아레' '산타마리아 노벨라' '아이젠버그' 등 9개 향수 브랜드 판권을 갖고 있다.
향수 사업은 코로나19 침체기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SI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4.8%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92.8%에 달했다. 지난해 니치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3% 늘어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수입브랜드 '톰브라운' 향수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톰브라운 향수 신제품의 가격대는 35만~43만원대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은 대표 브랜드 타임을 통해 '세뜨'와 '두즈'를 출시하며 향수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통합 향수 사업부를 신설했다. 각 브랜드 별로 보유한 향수를 하나의 사업부에서 총괄 관리하고 향후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기획과 전략을 세울것으로 전해졌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니치 향수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OEM·ODM 업체들을 중심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신생 브랜드 론칭 열기도 더욱 뜨거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