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유출로 활기 잃은 대구경북...청년 창업 붐 조성으로 활로 모색해야
클러치 프로그램·대시(DASH)·베타캠퍼스...온·오프라인 청년놀이터 될것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롭게 도전하는 청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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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대구경북을 청년 창업의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유니콘과 데카콘 기업의 창업 당시 최고경영자(CEO) 연령은 30대 초반입니다. 무섭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인적자원은 바로 청년입니다.”

이재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요즘 '청년 창업'에 꽂혔다. 삼성전자에서 32년간 근무하며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를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삼성전자 사내벤처프로그램 'C-LAB'을 이끈 장본인인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대구가 청년 역외유출로 활기를 잃어가고 청년 창업이 전국에서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더구나 창업 전문기관인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맡고 있는 그로서는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센터장은 “청년이 떠난 도시는 역동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구·경북을 청년들이 모여 토론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청년들의 놀이터, 청년창업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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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대학창업화성화협의회 모습

그는 지난해 6월 취임 후 청년 창업에 불을 지피기 위한 일에 몰두했다. 청년 창업 전담팀을 만들고 업무역량 상당 부분을 청년 창업에 집중시켰다. 우선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9월 대구와 경산지역 8개 대학과 손잡고 대구경북대학창업활성화협의회를 출범했다. 협의회는 지역대학 창업동아리와 창업에 관심있는 청년들의 창업 지원을 주도하는 협의체다.

“조만간 20여개 대학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 15개 창업 관련 강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학생들이 강좌를 듣고 학점을 받는 형태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학생들이 창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실제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보여주자는 의미다. 협의회 출범과 함께 시작한 클러치 프로그램은 지역 내 청년 창업 붐 조성의 시작점이다. 자동차 기어를 바꾸는 장치를 의미하는 클러치는 창업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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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클러치는 클러치데이와 클러치스터디, 클러치CEO, 클러치리그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매주 열리는 클러치데이는 예비초보창업자가 선배창업자 앞에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검증하는 자리며, 스터디는 특정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클러치 리그를 통해 시상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달 말 대구센터 내 클러치 베타캠퍼스도 개소했다. 청년들이 마음껏 떠들며 아이디어 회의를 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이 센터장은 “청년 놀이터인 베타캠퍼스는 창업뿐 아니라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공간”이라면서 “올해 안에 지역 5개 대학에 베타캠퍼스를 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개소한 대구창업허브 '대시(DASH)'도 새롭게 개편한다. 대시는 청년들의 온라인 창업 놀이공간이다. 이 센터장는 “클러치 베타캠퍼스와 대시라는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하며 창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창업이 대구경북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지역 청년들이 클러치 프로그램과 베타캠퍼스, 대시 등을 통해 향후 크게 될 작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새롭게 도전해 나간다면 센터가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지역 청년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