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장 성숙기, 한국 편의점이 나아갈 길

Photo Image
권태영 던험비코리아 대표

한국 편의점 시장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공격적으로 이뤄졌던 신규 점포의 출점은 둔화됐고, 심화된 경쟁으로 수익성은 낮아졌다. 편의점 시장 성숙기와 코로나19로 지속된 경기침체가 맞물린 상황에서 편의점이 성장하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을 먼저 이해하고, 편의점들이 어떤 부분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성과를 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고객 데이터 분석 및 솔루션 기업 던험비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국내 주요 편의점 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소비자 조사를 기반으로 한국 편의점 선호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편의점 이용 고객 1239명이 참여했으며, 고객의 행동 특성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집단심층면접조사(FGD)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국내 고객의 편의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은 편의성과 쇼핑 경험, 가격 및 프로모션, 식사 대용식, 근접성 순이었다. 고객이 편의점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높을수록 고객 로열티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요구와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편의점이 성과를 높일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먼저 각 편의점은 고객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편의성과 쇼핑 경험에 우선순위를 두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고객들은 편리한 위치와 긴 영업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다양한 상품 구색과 신상품을 갖춘 편의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사 모두 제품 다양성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국내 편의점이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부분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파악하고 폭넓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둘째 한국 편의점은 개인화된 프로모션을 개발하고, 올바른 가격 책정 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부분 편의점이 할인, 쿠폰 등을 통해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데이터 분석 기업의 프로모션 분석 툴, 가격 최적화 툴 등을 이용하면 좀 더 개인화되고 관련성 높은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은 어떤 편의점에 대해서는 가격이 높다고 인식하고 어떤 편의점에 대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편의점들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가격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카테고리와 주력 제품을 파악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적용한다면 지속 가능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트렌디한 제품을 구비해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FGD 결과 편의점 고객의 상당수는 다른 편의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자체브랜드(PB) 상품과 트렌디한 신상품 때문에 특정 편의점을 방문했다. 한국 편의점은 특색 있는 제품과 퀄리티 높은 제품을 갖춰 고객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과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해야 한다. 조사 결과 다른 편의점 대비 정서적 유대감이 높고 고객 방문율이 높은 편의점은 고객 선호지수 점수도 높았다. 정서적 유대감은 고객이 편의점에 느끼는 만족도, 친구와 가족에게 추천할 가능성, 신뢰도, 애착도를 의미한다. 정서적 유대감이 깊을수록 고객은 자신이 이용하는 편의점에 높은 로열티로 보답하고, 이를 통해 편의점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편의점들은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켜 그들의 신뢰를 얻고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의 로열티 수준도 높일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낼 방법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명확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구매 행동 변화를 파악하고, 편의점 선호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에 우선순위를 두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를 실행한 편의점만이 고객 로열티와 수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권태영 던험비코리아 대표 David.Kwon@dunnhumb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