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기업과 초고압 송변전설비 핵심 소재 국산화...해외 의존 탈피 기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비츠로이엠(대표 장택수)과 함께 72.5킬로볼트(㎸)급 초고압 진공 차단기(VCB) 핵심 부품인 진공 인터럽터(VI)의 전기접점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차단기는 평상시 열을 전달해 전력을 공급하지만 과부하 및 단락 사고시 전류를 차단해 아크를 소멸시키는 기계 장치다. 기존 72.5㎸급 이상 초고압 차단기에서는 육불화황을 매질로 사용해 아크를 소멸시킨다. 육불화황은 절연 성능은 우수하지만 지구온난화 지수가 이산화탄소 대비 2만3900배로 높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 없이 진공 상태로 아크를 소멸시키는 진공 개폐장치로 대체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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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과 비츠로이엠이 공동 개발한 진공인터럽터(뒤)와 국산화에 성공한 접점 소재(앞)

비츠로이엠은 진공 차단기 설계기술을 확보했지만 핵심 부품인 접점 소재(아크 발생 시 열고 닫히는 부품)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여기에 생기원이 힘을 더했다. 박경태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 수석연구원팀이 차단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접점 소재를 개발했다.

전도성이 좋으면서 접점이 열로 녹아 달라붙지 않도록 고내열·고강도 소재로 구현했다. 해외 선진제품이 구리와 크롬을 배합한 '크롬동'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 끝에 몰리브덴을 추가한 최적의 합금 비율을 찾아냈다. 크롬이 기존 대비 30% 더 적게 들어가지만 경도는 2배 이상 향상되고 전도성은 20~30%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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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회 비츠로이엠 과장(사진 왼쪽)과 박경태 생기원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 수석연구원(오른쪽)

여기에 약 1% 정도 지르코니아, 아루미나를 첨가하자 구조·밀도·전기전도도·경도가 더욱 개선됐다.

연구팀은 상용화를 위한 최적화 공정 조건을 찾는 한편, 내부설계 및 해석 타당성 검증을 마무리했다. 공인기관 차단 성능 평가까지 마쳤다.

연구팀은 기존 외산 보다 앞선 성능을 무기로 해외 역수출 기회도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경태 수석연구원은 “생기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5년 이상 걸리는 연구를 1년여 만에 마쳤다”며 “소재 국산화로 기업이 더 높이 비상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일회 비츠로이엠 과장은 “생기원의 기술지원 덕분에 소재 국산화로기업 경쟁력이 강화됐다.”며 “앞으로도 국산화할 수 있는 부품이나 소재를 계속해 발굴해 생기원과 함께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기원 '중소기업 지원 선도연구기관 협력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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