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VR 멀미 정량 측정 성공...객관적 평가 토대 마련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은 임현균 안전측정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이 가상현실(VR) 체험시 겪는 사이버 멀미를 뇌파를 이용해 정량 측정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핵심은 눈으로 VR를 체험하는 동안, 뇌 특정 영역과 특정 뇌파가 일관성 있게 변하는 것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규명한 것이다. 설문지로 평가되던 사이버 멀미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토대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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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멀미 후 뇌파로 측정한 흥분과 안정회복 양상

VR는 의료·게임·스포츠·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급속 발전하고 있다. 교육·수술· 재활·훈련 등 여러 가지 기술체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고글형(HMD) 기기를 사용하면 사이버 멀미도 같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사이버 멀미는 디지털 기기 화면의 빠른 움직임을 보면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느끼는 증상이다. HMD를 착용하고 시선을 급격히 돌리면 기기 회전 속도를 맞추지 못해 화면 지연이 생기는데, 눈의 시각 정보와 몸의 위치 정보의 차이가 누적되면서 사이버 멀미가 더 커진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개인 멀미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 사이버 멀미를 정량 측정해 영화처럼 등급을 부여할 수 있다면, 개인 맞춤형 VR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질 수 있다.

문제는 객관적, 정량적 평가법이 없어 설문지로 멀미 여부를 평가해 왔다는 점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뮬레이터 멀미 설문'은 경험을 토대로 느낀 어지러움, 메스꺼움, 방향 상실, 발한, 구토 정도, 현기증 등을 0~3점으로 묻는다. 매우 주관적 평가로 답변의 일관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고 즉각적인 변화 역시 관찰이 어렵다.

연구팀은 뇌파를 이용, 사이버 멀미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사이버 멀미 표준 영상'을 제작해 참가자들에게 제시하고, 뇌파 변화를 측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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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멀미 표준 영상으로 뇌파 측정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뇌파의 경우, 특정 사건이나 뇌파 변화를 실시간으로 쉽고 빠르게 관찰할 수 있다. 정확한 이미지 자료가 제공되므로 객관적이고 정량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1주일 간격으로 21명의 피실험자에게 동일 자극을 주었을 때 뇌파가 일정하게 반응했는지 관찰했다. 2번의 실험 결과, 동일 대상의 전두부·중앙부 등 특정 영역에서 델타·시타·알파 주파수 범위가 일정한 것을 찾아냈다. 사이버 멀미가 심한 사람일수록 뇌파 변화 범위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임현균 책임연구원은 “향후 콘텐츠 제작 및 개발에 사이버 멀미 등급을 부여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실험 대상을 확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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