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행사서 신제품 17종 공개
벤자민무어·한샘·카카오엔터 등 협력
디자인부터 사후관리까지 시너지 꾀해
이재승 사장 "전체 매출 80% 점유 목표"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가전 생태계 확대를 위한 외부 협력 '드림팀'을 구성했다.
소비자 취향에 딱 들어맞는 라이프스타일 가전의 완성도를 위해선 기술·콘텐츠·디자인 분야 전문 업체와 협업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제품 디자인과 생산, 사후관리,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협력업체와 시너지를 내는 등 '비스포크 생태계'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전 '최대 히트작' 비스포크 덕분에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의 올해 전체 매출 80%를 비스포크 가전으로 채우겠다는 공격적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9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미디어 행사에서 '팀 비스포크' 전략을 전격 공개했다.
팀 비스포크는 △디자인 파트너 △부품·제조 분야 테크 파트너 △제품에 다양한 서비스를 부가해 주는 콘텐츠 서비스 파트너 등으로 구성된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글로벌 프리미엄 페인트 회사 '벤자민무어'와 손잡았다. 벤자민무어와 협업해 만든 360여 가지 색깔 가운데 소비자가 원하는 색으로 냉장고를 제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색상을 선명하게 표현하면서도 생산이 용이한 '프리즘 360 글래스 컬러링' 공법을 신규 개발했다. 맞춤형 패널도 빠르게 제작,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주문에서 배송까지 최대 2주가 소요된다.
국내 1위 인테리어 기업 한샘도 삼성의 파트너가 됐다. 삼성전자와 한샘은 가전과 가구 패키지 판매 전략을 편다. 가전과 가구를 통일성 있게 제작, 상호 판매 확대를 노린다.
테크 분야에서는 비스포크 가전을 생산해 온 국내 중소·중견 업체와 협업하고 일부 생산을 일임한다. 대창, 디케이, 두영실업, 오비오 등이 핵심 생산 업체다. 삼성전자는 제조 역량이 뛰어난 파트너사를 지속 발굴, 긴밀한 협업을 이어 가며 상생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분야에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J제일제당, 쿠팡 등과 한배를 탔다. 비스포크 가전 및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간편 쇼핑, 레시피 검색, 음성 인식 등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비스포크 콘셉트를 생활가전 제품 전체로 확대한 '비스포크 홈' 전략과 17개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비스포크 홈 신제품 냉장고, 김치냉장고, 큐브냉장고, 정수기,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2종, 신발관리기, 전자레인지 2종, 식기세척기, 에어컨 2종, 공기청정기 2종, 무선청소기 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은 '비스포크 정수기'가 가장 큰 이목을 끌었다. 삼성이 10여년 만에 국내 정수기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진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제품은 냉수·온수·정수를 구분하기 위한 모듈화 설계를 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모듈을 선택해서 조합할 수 있다. 추후 모듈 업그레이드나 추가가 가능한 신개념 정수기다. 이달 말 소비자가격 130만원대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다양한 렌털 전문사와 논의하고 있으며, 일부 렌털로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평생 무료'인 사후관리(AS) 파격 전략도 공개했다. 올해 신제품을 시작으로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모터를 평생 무상 수리, 교체해 주겠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삼성 가전을 사용하며 생애 주기와 취향에 맞게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제품 고장 시 핵심 부품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 등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2019년에 비스포크 가전을 처음 출시한 이후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출하량 100만대를 기록했다”면서 “삼성 생활 가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비스포크 가전 매출을 올해 8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