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발등의 불로 떨어진 '글로벌 RE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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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RE100'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부터 시행한 한국형 신재생 보급사업인 'K-RE100'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과 기관이 60여곳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이지만 시작 시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산업부는 녹색 프리미엄 제도와 신재생인증서(REC) 구매 활용에 맞춰 보급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K-RE100은 한국 상황에 맞는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이다. 글로벌 RE100 사업에 관심이 덜한 국내 기업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참여 현황을 보면 RE100 이미지 제고에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과제는 글로벌 캠페인 독려다. K-RE100은 RE100 사업과 이름은 비슷하지만 기준은 조금 다르다. 산업계 거부감을 감안해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 국제 캠페인 형태의 RE100은 '재생에너지100%' 약자로, 오는 2050년까지 기업이나 단체가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하는 게 목표다. 국제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미트 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연합해 발족했다. 구글·애플 등을 포함해 300여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내에서는 SK그룹만이 공식 등록한 상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초라한 실적이다. K-RE100을 기반으로 국제 캠페인에도 동참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은 소극적이다.

RE100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단순한 환경운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비즈니스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애플, BMW 등 이미 RE100 참여를 선언한 해외 기업은 협력업체까지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수출이 주력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난관이 예상된다. 더욱이 제조업이 강한 우리나라는 석탄 등 화석연료 전력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탄소 중립은 앞으로 가장 큰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지금보다 더 글로벌 RE100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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