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트램 차량 표준 규격을 마련, 지자체의 트램 도입 부담을 낮춘다. 트램이 제각각이다보니 지역별 소량 맞춤형 발주에 따른 차량 구매비용은 물론 유지보수 비용 부담이 컸다. 트램은 오는 2023년부터 부산 오륙도선을 시작으로 서울 위례선, 대전2호선 등 곳곳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자체에서 트램 사업의 계획 수립과 트램 차량 도입 시 활용할 수 있는 '트램 차량 표준규격'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표준규격은 성능, 차체, 이용자 편의성, 안전 등 4개 분야에 대해 총 35개 세부항목을 선정해 제시했다.
표준규격에선 트램 차량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유가선 트램과 국내에서 개발을 진행 중인 무가선 트램 등 2종류로 구분했다. 유가선은 선로를 따라 설치된 전기선으로부터 차량에 전력을 공급하는 트램이다. 무가선 트램은 배터리나 연료전지로 전력을 공급받는다. 규격에서는 무가선에 대해 에너지 저장방식(ESS) 등에 따라 전기성능을 별도로 제시했다. 무가선은 전력공급 방식을 배터리, 슈퍼 커패시터, 수소 연료전지 등 3가지로 제시했다. 배터리는 용량 200㎾h 이상, 충전시간은 급속과 완속에 따라 30분·2시간, 슈퍼캡은 용량 8㎾h 이상, 충전시간 20초로 뒀다. 수소탱크 용량 40㎏ 이상배터리는 40㎞이상 운행하도록 했다. 기존 도시철도보다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특성을 고려해 충전시간을 설정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70㎞다. 입력전압은 도심지 공급에 적합한 750V로, 가감속 수준 등 주요 성능은 해외에서 주로 운행되는 트램 차량과 동등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차체 규격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운행되는 5모듈 1편성(35m)을 기본으로 했다. 국내 도심지 도로 차로 폭(2.75m)과 육교 등 도로시설의 높이(4.5m) 등을 고려해 도로주행에 적합하도록 차량 폭은 2.65m로, 차량 높이는 3.6m로 했다.
이윤상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광역교통운영국장은 “트램이 보편화되어 있는 유럽, 북미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었다“면서 “표준규격을 통해 지자체 트램 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차량 제작사 입장에서 장기적 부품 판매처를 확보하는 등 국내 트램 활성화와 트램 산업 성장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