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중국, 신형 인프라로 '디지털 경제' 대전환 앞당긴다

중국이 추진하던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가운데 디지털 분야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디지털 전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방역과 조업 재개 지원, 차세대 정보산업 육성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인 디지털 인프라를 '신형 인프라(SOC)'로 지정해 적극 투자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디지털 경제는 이미 세계 선두권이다. 2018년 기준 중국의 디지털 경제 규모 4조7000억달러(약 5186조원)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GDP 가운데 디지털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 46.1%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코로나19는 중국 디지털 경제로 전환은 물론 ICT 산업과 온라인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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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서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중국 정부, '신형 인프라' 구축 선언

중국 정부는 '新 SOC'라고 불리는 신형 인프라를 디지털 경제 출발점이자 뼈대로 보고 포스트 코로나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디지털 데이터 생성과 통합, 저장, 분석, 분산 등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필수 요소다.

신형 인프라에 대한 투자 계획은 작년 초부터 대규모로 진행됐다. 올해 중국 정부는 사업 보고를 통해 신형 인프라에 지방정부 전용채권 3조7500억위안(약 635조6500억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조6000억위안(약 270조78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신형 인프라 주요 투자 분야는 5G와 인공지능(AI), 산업 인터넷, 빅데이터 등이다.

먼저 5G 인프라 구축과 활용 확대는 디지털 전환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작년 5월 기준 중국은 5G 혁신 응용 프로젝트 400여개, 5G와 산업 인터넷 프로젝트를 600개 이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내 5G 패키지 가입자는 5000만명을 넘어서 5G 보급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역시 코로나19 방역과 언택트 경제의 선두 기술로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 중국은 2017년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발표, 2030년까지 미국을 넘어 세계 1위를 목표로 AI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AI 기술을 이용한 방역 지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료 진단과 의료용 로봇, 원격 진료, 안면인식 등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큰 성과를 거뒀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 자산이다. 중국은 타오바오, 위챗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14억 인구의 검색, 쇼핑, 결제 등 일상생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제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산업 인터넷 육성도 주목된다. 지난해 중국 산업 인터넷 경제 부가가치 규모는 전년보다 47.9% 증가한 3조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산업 인터넷 생태계 구축에 앞으로 10년간 매년 271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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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오픈마켓 타오바오.

◇산업부터 소비까지 '디지털 생태계' 박차

중국은 농업부터 제조업, 서비스업까지 전 산업에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산업 디지털화 생산 규모는 전체 중국 GDP 29%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서비스업 비중이 37.8%로 가장 높고, 제조업 19.5%, 농업 8.2% 순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분야 디지털화는 아직 낮은 편이나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등 ICT가 접목되면서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제조 2025' 정책을 중심으로 중국 제조업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생산 과정이 복잡한 자동차와 항공, 전자 분야 디지털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우수한 핀테크 환경과 플랫폼 등을 바탕으로 디지털 소비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 방식 다양화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생방송 쇼핑이 온라인 분야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했다.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위챗을 활용한 판매와 해외직구 플랫폼을 활용한 국제 전자상거래 등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O2O 소비도 확대 추세다. 편의점과 식당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농장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등 온라인과 접목한 오프라인 판매자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되고 있다. 중국은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디지털 소비쿠폰을 배포, 중국 중앙정부도 소비쿠폰 발행을 장려했다. 실제 디지털 소비쿠폰 발행을 통해 지방정부는 최대 10배 이상의 소비 창출 효과를 봤다.

중국 정부는 소비부양 활성화를 위해 ICT와 연계한 디지털 소비 기반 구축 강화에 정책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발표된 종합 소비 부양책의 키워드는 '신(新)소비'로 ICT 융합에 따른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의미한다.

아울러 디지털 소비 활성화를 위해 5G 네트워크 구축에도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5G 도입은 온라인 소비 플랫폼 혁신과 함께 스마트홈, 관광, 의료 등과의 결합으로 시너지 창출, 전방위 분야의 첨단 소비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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