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예비대선 서울시장, 여당 VS 범야권 구도 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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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에 마련된 4·7 재보궐선거 예비후보자등록신청 접수처. 연합뉴스.

새해 4월 7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향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지난 8일 서울과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유력주자의 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13일에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구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서울과 부산시장이 포함돼 오는 2022년 대통령 선거의 모의고사로 여겨진다. 두 지역 선거 결과에 따라 정권 재창출과 교체 사이를 가르는 민심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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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신중론 속…야권 대공세

현재 확정된 4.7 재보궐 선거 지역은 서울·부산시장을 포함해 울산 남구, 경남 의령, 경기 구리, 충북 보은 등 총 15개 지역이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이미 지난 8일부터 예비후보 등록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은 오는 25일, 군의원과 군수는 새해 1월 24일부터 예비후보 등록 접수에 들어간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다. 판이 '미니대선'급으로 커지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모두 2022년 대선 승리를 위한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야는 서울시장 판도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서울은 전통적으로 지역색이 약하고, 특정 정당 지지보다는 이슈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 '스윙보터'가 많은 곳이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정당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도층 여론을 바로 알 수 있는 셈이다.

공세의 고삐는 야권이 쥐었다. 야권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여권 인사의 성추문으로 인해 실시되는 만큼 민주당에게 838억원 상당의 보궐선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등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출마 선언 역시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국민의힘 후보 중심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신중한 모양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의원 등이 유력 주자로 거론되지만 지난 13일에서야 우상호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게 처음이다. 정치권도 민주당 후보의 등장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민주당에 있는 만큼 막판까지 고민할 것이란 분석이다.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할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고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야권은 승리를 위해 세력 규합에 나섰다. 지난 11일에는 보수진영 정당과 시민단체, 국민의힘이 함께 하는 '폭정종식 민주쟁취 비상시국연대'(비상시국연대)가 출범했다. 코로나 확산세로 일정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주요 대권 잠룡이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모이는 자리도 준비 중이다. 지난 총선 당시 야권이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치며 통합 행보에 나섰던 모습과 겹친다. 하지만 당시 결과적으로는 범보수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는 야권 연대가 후보 단일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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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에 4·7 재보궐선거 예비후보자등록신청 접수처가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쉽지 않은 승부, 바빠진 손익 계산

새해 4.7 재보궐 선거는 대선 전초전과 함께 21대 총선 이후 1년 의정활동에 대한 성적표라는 의미도 지녔다. 국회 개원부터 계속해서 공방을 벌여온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 큰 선거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향후 국정 동력과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 여부가 달렸다. 부동산 임대차 3법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경제 3법까지 일방처리한 상황인 만큼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만족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국정 실패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다.

승부는 낙관할 수 없다. 서울은 임대차 3법의 경우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먼저 나오고 있어 법안 단독처리에 대한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적어도 이번 선거 유세에서는 여성 문제와 부동산 정책은 언급하기 힘든 분위기다. 때문에 선거기획단 이름을 '더K서울'로 붙이며 '세계 수준의 도시' '새로운 서울' 등 새로운 이슈를 키우고 있다.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 카드를 꺼냈지만 유리한 분위기를 이끌진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유력후보의 출마가 난항을 겪을 수도 있는 관측이 나온다. 1년 임기의 시장직을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기보다는 2022년 대선 승리후 안정적으로 지방선거에 나서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무조건 성과를 보여야 하는 선거다.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전국단위 선거에서 내리 4연패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까지 구성하는 등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에도 패배하면 사실상 당 해체 수순까지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부산시장은 어느 정도 당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서울시장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전체 25개구 중 서초구청장을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은 선거운동 본격화 시점에서 불리한 전세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인물난은 국민의힘을 괴롭히는 꼬리표다. 유승민, 오세훈 등 이미 대권 의사를 밝힌 인물에게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야권 연대도 변수다. 반문연대를 통한 세력 확대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강경보수세력과 함께 할지를 두고는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다. 21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태극기부대'로 일컬어지는 강경보수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강경보수의 표는 얻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빠져나갈 중도층의 표에 대해서도 손익을 따져야 한다.

한 서울시장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만 시작했을 뿐 아직 보궐선거는 그 판세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여야 경선이 끝나고 양쪽 모두 확실한 주자가 결정된 후 지지율이 갈라지는 순간이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 4.7 재보궐선거 현황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슈분석]예비대선 서울시장, 여당 VS 범야권 구도 짜이나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