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송 프로젝트 새 정규앨범 '누구도 섬이 아니다' 발표
작곡가 겸 음악감독 권태은이 런치송 프로젝트 새 정규앨범 '누구도 섬이 아니다'를 통해 함께한다는 것과 추억의 의미를 새롭게 전한다. 런치송 프로젝트 새 정규앨범 '누구도 섬이 아니다'를 발표한 권 감독을 만났다.
권 감독은 2003~2008년 방시혁·박진영과 함께 JYP엔터를 이끌며 노을(청혼, 전부너였다), god(보통날), 비(태양을 피하는 방법, It's Raining), 원더걸스, 2PM, 신화, 케이윌 등 뮤지션 주요곡을 함께 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다.
K팝스타 3~6, 슈퍼스타K 4~8, 보이스코리아, 팬텀싱어, 슈퍼밴드 등은 물론 최근 JTBC '싱어게인', Mnet '포커스(Folk Us)', MBC '트로트의 민족'까지 히트 예능의 음악감독으로서도 명성을 갖고 있다.
'누구도 섬이 아니다'는 2010년 첫 미니앨범 'Acoustic energy' 그리고 첫 정규앨범 'Acoustic story' 이후 발표되는 권 감독의 1인 프로젝트 그룹 '런치송 프로젝트'의 신작이다.
작품은 기존 1인 중심의 독백 같은 음악과 달리 피아니스트 이진주, 호피폴라의 홍진호, 김현철, 포레스텔라, 포르테디콰트로의 손태진, 조정현, 임선호, 이서연 등 실력파 아티스트와 함께한 13개 트랙으로 구성, 다양한 장르 속 감성 매력과 일상 추억들을 집중적으로 전한다.
권 감독은 런치송프로젝트 새 정규앨범 '누구도 섬이 아니다'에 담은 감정과 그에 얽힌 추억을 섬세하게 이야기했다.
- '런치송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방시혁·박진영 두 형과 함께했던 JYP 시절을 비롯해 직업 작곡가로서만 21년을 지냈다. 제작하는 가수에 맞는 곡을 완성하는 일을 거듭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대중 음악장르와 감성만큼 작곡가로서 처음 시작했던 감성을 회복하고 싶어서 런치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선순환처럼 자리잡아 지금까지 왔다.
-'런치송 프로젝트'가 보이지 않다가 정규앨범으로 나왔다. 이유가 있나.
▲팬텀싱어·더팬·슈퍼밴드 등 수많은 일정으로 너무 바빴다. 멜로디나 가사를 꾸준히 다듬어왔다. 빠른 피드백과 함께 본능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박진영과 학구적으로 완전함을 추구하는 방시혁 사이에서 다져왔던 능력 덕분인 듯 싶다. 그렇게 쌓다 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들과 쓸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아졌고, 정규 형태로 됐다.
-타이틀곡을 소개해달라.
▲가사가 담긴 타이틀은 '행복이 널 찾아내길' 이지만 사실 메인 타이틀은 '누구도 섬이 아니다'다. 김형석·윤일상·김현철·윤상 등 1990년대 작곡가의 풍성한 음악을 접해와 이런 음악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엔리오 모리꼬네의 작품처럼 풀편성 오케스트라로 풍성하고 아름다운 곡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누구도 섬이 아니다'는 피아니스트 이진주를 비롯한 팬텀싱어 오케스트라와 함께 만든 곡으로, 클래식한 분위기와 재즈, 피아노 콘체르토, 대관식 미사 등 4악장을 느끼게 하는 연주와 함께 음악적인 연결감이 있는 작품이다.
-'행복이 널 찾아내길'이 두 버전으로 담겨있다. 이유가 있는지.
▲런치송 첫 정규 타이틀곡 '가족의 힘'이 교과서에 수록됐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 기쁘기도 했지만 그만큼 착하고 좋은 이야기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완성한 곡이 '행복이 널 찾아내길'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가삿말이 주는 위로감과 함께 착한 마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지송(easy song)으로 만들었다. 홍진호, 어린이 합창단 두 버전으로 완성된 이유다. 향후 기본 악보와 MR(반주음악)을 무상으로 공개하며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앨범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곡이 많다.
▲이유는 수록 연주곡 1985에서 비롯된다. 너무 바쁜 스케줄에 앨범을 낼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지난 여름 어린시절 살던 부산 옛 동네가 재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곡을 완성했다. 어머니의 추억을 담은 '엄마가 해준 말'부터 유년시절 친구들과 이야기를 다룬 '동네' '소리' 등 추억테마 곡들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오래된 연인 이야기를 담은 '스물 다섯, 서른 하나', 누구에게나 듣고 해주고 싶은 '괜찮아, 고마워, 사랑해' 등의 메시지를 담은 연주곡까지 감성적인 곡도 이어졌다. '누구도 섬이 아니다'로 내 마음속의 솔직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이자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로서 아련한 멋이 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 곡도 배치돼 있다. 이유가 있는지.
▲'나는 가수다' 편곡 참여 시절 인터뷰로 '나는 돌연변이 작곡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 처음부터 좋아해왔던 발라드부터 힙합, R&B, 퓨전재즈, 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함께해왔다. 이번 앨범에서도 펼쳐진 것이다.
재밌는 점은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 집' 앨범 수록곡 '딴따라 블루스', 김현철 앨범 제목인 '동네', 윤상 앨범 제목 '소리' 등 영향을 받았던 선배 뮤지션들의 곡들을 오마주한 바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동네'는 음악 경향은 윤상과 같은 일렉트로닉 사운드지만 가사는 김현철의 재즈풍에 가깝다. 또 하나 일렉트로닉 곡 '브레이킹 블루'는 이런 경향을 하나로 엮고 앞으로 지향점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기존 앨범보다 피처링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런치송 프로젝트 목적이 '내면 치유'였기에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후배에게 부담을 주기도 싫었다. 기존까지는 피처링을 거의 요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료로서 함께 음악을 이뤄가자'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 그것이 처음 적용된 것이 이번 앨범이다. 최근 권석정 카카오M PD가 '이전 런치송 프로젝트가 자화상이었다면 이번에는 오래된 음악친구와의 가족사진'이라고 말한 바가 가장 정확하다.
-앨범 중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가사로 된 타이틀곡 '행복이 널 찾아내길'이다. 행복 기준은 자신의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가사를 정확히 다 담았고, 위로의 감동도 있다.
-작곡가 겸 뮤지션으로서는 물론 음악감독으로서도 이력이 화려하다.
▲초반에는 기획이나 구성은 전적으로 맡긴 채 음악 세팅에만 주력했다면 이제는 기획단계에서 음악적 컨설팅을 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가장 핵심은 프로그램의 정서나 결을 어떻게 대중에게 잘 전달하는가 하는 것이다.
클래식 크로스오버를 다룬 팬텀싱어나 록밴드 개념을 다룬 슈퍼밴드에서도 그러했듯 음악으로 비쳐질 새로운 색깔과 방향성을 어떻게 잘 보여주고 매력을 느끼게 할까를 놓고 늘 고민한다.
-K팝 대표 프로듀서 방시혁, 박진영 등과 오래 함께 했다. 아이돌 메이킹 욕심은 없는지.
▲과거 JYP에 있을 당시 방시혁이 내게 “너는 꿈을 좇아서 음악하는 사람 같아”라고 말한 적 있다. 상업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생각하는 회사 특성과 함께 선진화 지식과 전문성, 매력을 모두 갖춘 두 사람이 보기에는 그렇게 보였나 보다. 사실 그 말이 맞다.
수록곡 1985로 함께 한 챌리스트 이서연이나 여러 연주자를 비롯해서 다양한 아티스트 앨범을 제작하곤 하지만 아직은 그저 음악만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아이돌 메이킹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
- 대중가요 시장이 단편화되는 느낌이 있다. K팝을 비롯한 음악전문가로서 어찌 보는지.
▲리듬이나 패턴 중심이기도 하고, 모범이 하나 서면 따라가는 모습이라 그리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걱정할 것은 없다. '비'가 미국 타임 선정 세계 영향력 100인에 들었을 때도 놀랐지만, 꿈으로만 그리던 빌보드 등 글로벌 차트를 석권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에 더욱 놀랍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가장 많은 대중이 원하는 핵심을 자신의 색감에 맞게 잘 구현해서 보여준다는 점에 있는데, 점점 더 많은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스펙트럼이나 공감대도 더욱 커지고 있다.
K팝 신 전반에서 장르나 무대, 매력 측면에서도 더욱 풍성해지리라 본다. 이는 슈퍼밴드에서도 일부 나타났다. 심사위원으로 함께 했던 린킨파크 조한을 시작으로 콜드플레이·류이치 사카모토·래리멀린(U2 드러머) 등 글로벌 뮤지션들이 국내 록밴드 재목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해온 바 있다. 그만큼 K팝 변화와 발전도 있으리라 본다.
-앞으로 행보는.
▲우선은 트로트의 민족·싱어게인·포커스 등 내년 여름까지 음악감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에 주력하면서 팬텀싱어3 출신 라비던스의 음반 프로듀싱을 해나갈 계획이다.
런치송 프로젝트 개념으로 어른을 위한 동요앨범 발표와 함께 상황에 따라 공연을 해보고 싶다. 나중에는 김문정 감독님과 함께 어린이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은 소망도 있다.
-음악인 권태은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방시혁의 옛말이나 최근 뮤지컬배우 고은성이 언급했던 바를 떠올려 보면 저는 음악이란 꿈을 찾아 늘 직진하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한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