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디지털경제전망(DEO) 2020 보고서에서 브로드밴드 인프라 1위, 디지털정부 플랫폼경쟁력 2위를 차지하며 디지털 경쟁력을 입증했다.
우리나라의 발전된 디지털 인프라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OECD는 디지털 경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통해 회원국 간 경쟁을 유도하며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확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브로드밴드를 포함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활용, 양자정보통신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나라도 브로드밴드 세계 최고 경쟁력을 토대로 인터넷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활용도를 높이는 게 과제다. 브로드밴드 인프라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 변화를 주목하면서 신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전략이 요구된다.
◇세계 최고 브로드밴드 인프라 입증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브로드밴드 인프라 현황 분야에서 2017년에 이어 다수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선두권을 유지했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약 82% 수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속도는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모든 유선 인터넷 가입자가 25~30Mbps 이상 속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Mbps급 이상 유선 인터넷 가입자 비중은 85% 이상으로,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도 약 160Mbps로 1위다. 와이파이를 포함한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도 월평균 24GB 1위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기가인터넷 평균 요금은 38개 회원국 중 5번째로 저렴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 유무선 브로드밴드 인프라를 합리적인 비용에 제공한다는 사실이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에 의해 증명됐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넓은 통신 커버리지와 합리적 비용으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이 가장 높고, 실제 우리 국민은 가장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기업 인터넷 활용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중소·대기업의 인터넷 활용도는 98%에 육박하며 덴마크, 네덜란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자상거래·IoT 분야는 다소 부족
국민 인터넷 활용도와 관련, 우리나라 55~74세 인터넷 활용율은 약 80%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16~24세는 99%에 육박하는 세계 6위 수준을 기록했지만, 15~16세는 1주일에 15시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중장년층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하지만, 청소년층은 높은 교육열로 인해 인터넷 사용시간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을 활용한 서비스 이용 분야는 인프라 보급에 비해서는 낮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구매경험 분야에서 약 60%대로, 18위를 차지했다. 1위는 영국으로 약 85% 국민이 온라인구매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을 활용해 물건을 판매해본 경험과 관련해서도 20% 초반대로 14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온라인거래가 상당 부분 활성화됐지만, 겨울이 길고 국토 면적이 넓은 북유럽 국가에 비해서는 활성화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발전한 브로드밴드 인프라를 다양한 기업용(B2B) 서비스와 이용자 편의에 응용하는 사물인터넷(IoT) 이용율이 38개국 중 20위를 기록한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플랫폼 정부, AI 역량 강화해야
OECD는 브로드밴드 인프라와 더불어, 디지털정부, 데이터접근, 정보보호, 디지털보안, 디지털기반 비즈니스 모델,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양자정보통신 등 혁신 기술 중요성도 강조했다.
디지털정부 분야에서도 '플랫폼으로서 정부' 평가 항목에서도 영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자정부 구축 선도국가로서 25년 이상 정부 시스템을 디지털화했다. 정부의 전자결재 시스템, 영상회의를 활용한 의사결정 과정, 정부 데이터 공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OECD는 우리나라의 5G 플러스(5G+) 전략도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위한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품질 측정도 대표 정책 성공사례로 소개됐다.
우리나라는 혁신 기술 분야에서는 육성을 위한 중점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시스템 분야에서는 일본 후가쿠가 가장 높은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미국 서밋, 시에라가 각각 2, 3위, 중국 티안헤-2A가 4위를 차지한 반면에, 우리나라 누리온은 17위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AI 활용 기술 분야에서는 1위 인도, 2위 미국, 3위 중국, 4위 독일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핵심 디지털 경제 인프라인 AI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을 차지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선두권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AI 국가전략 실행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ICT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DEO가 강조하는 디지털 경제 인프라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강점을 보유했지만, 혁신기술과 서비스 창출 분야에서는 부족한 면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며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 세계 1위 ICT 강국으로 도약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