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서울대병원, 복강경 방식 고혈압 치료법 개발

국내 대학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카테터 방식이 아닌 복강경 방식으로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포스텍은 박성민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통합과정 백진환 연구팀이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정창욱 교수·송원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저항성 고혈압 치료 방법으로 새롭게 개발한 수술기기를 이용해 신장 동맥 외벽에서 직접적으로 신경을 손상시키는 복강경 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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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터 방식이 아닌 복강경 방식으로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국내 연구팀. 왼쪽부터 박성민 포스텍 교수, 백진환 통합과정,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송원훈 교수.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뇌에서 신장으로 향하는 신경 신호를 차단하기 위한 신장신경차단술이 주목받고 있다. 신장신경 신호를 차단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신장의 호르몬 수치를 낮출 수 있고, 그 결과 혈압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카테터를 이용한 신장신경차단술이 연구되고 있지만 고혈압 조절에서 뚜렷한 임상적 효과성을 검증하지 못했다.

카테터 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은 동맥 안에 얇은 관을 삽입해 신장의 신경을 손상시켜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신장 동맥 내부에서 고주파 에너지를 발생시켜 동맥 외부에 분포해있는 신장 신경들을 효과적으로 손상시키기 어려웠다. 또 신장 신경을 손상시키기 위한 에너지가 신장 동맥을 손상시킬 위험도 있어 안전성도 불완전했다.

연구팀은 신장 동맥 외벽에서 동맥을 보호하면서 직접적으로 신장 신경만을 완전히 손상킬 수 있는 복강경 신장신경차단 시스템(LDS)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동맥 외벽을 감을 수 있는 새로운 복강경 수술기기와 전극 온도를 제어하는 고주파에너지 전달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또 연구팀은 체내 LDS의 실현 가능성을 인체모사 시뮬레이션과 전임상 실험으로 입증했다. LDS은 전극과 외부 동맥벽 사이의 열 분배를 국소화해 동맥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로써 LDS를 이용한 복강경방식 신장신경차단술은 신장 신경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손상킬 수 있었고, 나아가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시술을 이용하면 로봇을 이용한 수술에도 이용할 수 있고, 심혈관계 질환까지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민 교수는 “미래에는 평생 고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한 번의 시술만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트랜잭션즈 온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특집기사 및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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