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글 인앱결제방지법' 처리 강행 검토…산업계도 빠른 처리 촉구

더불어민주당이 야당과 협의 불발 시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올해 안 처리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 직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안 처리 목전에서 한발 물러선 국민의힘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연일 콘텐츠업계의 법안 통과 목소리가 커지는 데다 애플이 중소사업자 결제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힌 상황이어서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 작업에 다시 참여할지 주목된다.

조승래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처리와 관련해 “여야 간사 간 협의에 진척이 없으면 전체회의에 바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최대한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한다는 원칙으로 법안소위 재개와 야당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면서도 “논의가 계속 진전되지 않으면 안건조정위를 통해 전체 회의에 상정하는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건조정위에서 의결된 안건은 소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것으로 간주된다. 과방위 다음 전체회의는 26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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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처리는 과방위 내 여야 간 공방으로 번진 상황이다. 법안에 공감대를 표한 국민의힘이 최근 이견을 보이면서다. 민주당은 야당이 법안 논의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선입선출' 원칙을 내세우며 가짜뉴스 방지법 등 앞 순번 법안 협의가 먼저라고 맞섰다.

이에 민주당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시행일이 내년 1월 20일인 만큼 사안의 시급성을 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의 선입선출 주장에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 우선 처리를 논의한 만큼 명분이 떨어진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지난 18일 애플이 중소개발사에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정책을 발표, 국회에서 관련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애플의 수수료 인하는 플랫폼 사업자 수수료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야당은 법에 반대하더라도 회의에 참석해서 의견을 개진하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 중소사업자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도 애플의 정책 변경이 구글 인앱결제 논란의 변곡점이 되길 희망했다. 구글도 자사 결제수단 강제를 철회하거나 이번 기회에 수수료 인하에 동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게임사 대표는 “애플이 선제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선언, 개발사나 개발자 생태계에서 구글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면서 “구글 수수료 정책도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구글이 수수료 정책을 손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그동안 국내는 물론 유럽과 중국에서 글로벌 기업을 압박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애플이 전략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단행하며 이제 모든 화력이 구글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글이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수수료 인하 요구 목소리가 커지는 흐름에서 국회가 구글에 대한 압박 수단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결국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국회 역할을 주문했다.

다만 민주당은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안건조정위 회부를 마지막 카드로 남겨 놓는다는 방침이다. 여야 대결 구도를 키우는 것보다는 최대한 합의를 통해 통상적인 방법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편이 낫다는 시각이다. 조 의원은 “사안의 시급성을 생각하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면서 “야당이 관련 법안을 먼저 발의한 만큼 다시 협의 테이블에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건조정위를 통한 전체회의 상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데이터 3법을 통과시킬 때도 거론된 바 있다. 당시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데이터 3법 논의 지연으로 자동 폐기가 우려되자 이를 언급했다. 이후 극적으로 법안소위와 전체회의가 열리며 법안이 최종 처리됐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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