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OH 래디컬' 함유한 물방울 정전분무 기술 개발
오존 발생 없이 초미세 물방울 구현…친환경 방역 기대
아주 작은 물방울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는 분무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이승섭 기계공학과 교수, 정지훈 박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 초미세 물방울을 대량 생성하는 정전분무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로 만든 마이크로미터(㎛), 나노미터(㎚) 크기 초미세 물방울은 'OH 래디컬'을 함유한다. OH 래디컬은 거의 모든 오염물질 살균에 관여하면서, 화학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인체 무해 천연 물질이다.
OH 래디컬은 반응성이 높아 공기 중에서는 수명이 매우 짧다. 이 때문에 살균 기능 구현에 어려움이 있는데, 물방울에 가두면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일본 파나소닉이 OH 래디컬 함유 초미세 물방울을 구현하는 나노이(nanoeTM) 기술을 개발, 가장 앞서있다. 다만 나노이 기술은 공기 중 수분을 차가운 금속 팁 위에 응결시켜 정전분무 하는 방식이어서 초미세 물방울 양이 매우 적고 인가전압이 높다. 인체에 해로운 오존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멤스(MEMS) 기술로 제작된 폴리머 재질 초미세 노즐을 이용, 정전분무 방식을 구현했다. 이 기술은 인가전압이 낮아 오존 발생 없이 안정적으로 초미세 물방울을 구현한다. 또 초미세 노즐 어레이를 이용, 외부 환경과는 무관하게 초미세 물방울을 대량으로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미세 노즐은 머리카락보다 가늘다. 피뢰침과 같이 높게 솟은 구조로, 노즐 주위는 마이크로 돌기로 소수성 처리돼 있다. 연구팀은 지난 수년간 폴리머 초미세 노즐 개발과 물 정전분무 기술을 이용해 가습·탈취·미세먼지 제거·항균 등과 같은 공기정화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연구진은 “현재 초미세 물방울 양산이 가능한 '폴리머 초미세 노즐 정전분무' 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용 공기정화기를 개발 중”이라며 “순수한 물을 이용한 살균 방법으로 인체에 해가 없고 친환경이라는 장점 때문에 향후 코로나19 방역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