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바이오, IT서비스 등 신산업 분야 연구개발(R&D) 투자가 글로벌 기업보다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완화와 투자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와 글로벌 R&D 투자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6대 신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R&D 집중도(매출액 대비 R&D 투자금액)가 4.1%에 불과했고 이는 글로벌 기업의 3분의 1수준이라고 6일 밝혔다.
6대 신산업은 제약·바이오·생명과학,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서비스·소프트웨어, 인터넷·전자상거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통신 서비스 등을 말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R&D 집중도는 IT서비스·소프트웨어, 인터넷·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각각 1.3%, 1.2%를 기록해 각각 12.5%, 11.6%를 기록한 글로벌 기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 기업은 신산업 R&D 투자액에서도 글로벌 기업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국내에서 제약·바이오 분야 R&D 투자가 가장 많았던 한미약품 투자액은 1억7000만 달러였는데 이는 세계 1위 기업인 로슈 투자액(131억9000만달러)의 1.3%에 불과했다.
국내 IT서비스 분야 1위 기업인 삼성 SDS의 투자액은 6000만달러 그쳐 세계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180억 달러)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500대 기업의 6대 신산업 평균 R&D 투자액은 24억7000만달러로, 국내 500대 기업 평균 R&D 투자액(2500만달러)의 100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6대 신산업 분야별로 글로벌 R&D 투자 100대 기업에 속한 한국 기업은 총 13개사에 불과했다. 제약·바이오·생명과학, 헬스케어, IT서비스·소프트웨어 등 3개 분야 R&D 100대 기업에는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한경연은 국내 500대 기업의 전체 R&D 투자에서 6대 신산업 비중은 8.0%였다며 전통산업 R&D 투자보다 크게 뒤쳐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6대 신산업 R&D 투자 비중이 60.9%로, 전통산업의 1.5배나 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은 반도체 등 IT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나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업 비중이 큰 신산업 분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확대 등 기업의 R&D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미래의 주요 먹거리가 될 신산업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