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11년 만에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등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 쌍용차를 제외한 완성차 3사가 노사 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래차 전환 등에 따른 고용 불안 우려도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의 새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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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삼은 현대차 노사가 21일 오후 울산공장 등 3곳에서 화상 회의로 열린 13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은 임금(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주식) 10주,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담았다.

현대차 임금 동결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잠정 합의라는 성과도 냈다. 상견례 후 잠정 합의까지 기간은 40일로 2009년(38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짧다. 노사는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도 채택했다.

그러나 아직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노조는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 투쟁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섭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임단협은 3분기를 넘어 4분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공장 신설에 반발하고 있다. 전기차 부품을 외부에서 생산하면 자체 인력이 줄어들 수 있으니 모듈 부품 공장을 사내에 만들라는 요구다. 노조와 회사 입장 차이가 커 3차 본교섭에 사측이 불참했고 10일 열린 1차 실무교섭에서도 협상이 불발됐다.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서 추석 전 타결도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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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QM6를 생산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도 고용 안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까지 추진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는 지난 17일 실무교섭 회의에서 사측이 부산공장 가동 일시 중단을 통보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공장은 재고 증가로 생산량 조절을 위해 추석 연휴에 붙여 일정 기간 휴업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노조도 지난 10일 임금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7월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회사와 10차례 교섭했으나 의견 차이가 커지자 파업권 확보에 나섰다. 이달 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80%가 찬성했고 쟁의 조정도 신청했다. 다만 사측 교섭위원 가족 코로나19 확진으로 일단 파업 절차는 보류한 상태다. 노조는 2022년 이후 부평2공장 생산 계획을 제시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경영난에 처한 쌍용차는 올해 4월 임단협을 가장 먼저 마무리 지었다.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노사 협력과 안정적 생산 체계 구축에도 합의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악화된 경영 여건을 고려, 노조가 경영 정상화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코로나19로 기업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원활한 노사 협상과 생산 비용 안정이 필수적이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인력 감축이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도 노사 갈등과 과도한 생산 비용 상승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