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저도 연산 위스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WGSK)의 '그린자켓'이 출고가를 대폭 인하했다. 업계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종과 시장철수를 위한 출고가 인하로 관측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WGSK는 지난 1일 그린자켓 12년과 17년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12년은 기존 1만6316원에서 9680원으로 40.7%, 17년은 2만6582원에서 1만4080원으로 47.0% 인하했다. 이는 마진 없는 원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그린자켓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유통 경로 확대를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큰 폭의 출고가 인하가 시장 철수를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린자켓은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발베니'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 130여년 역사상 최초의 현지 법인 주도로 개발돼 2016년 4월 출시된 첫 로컬 위스키다.
대한민국 위스키 장인으로 평가받는 김일주 전 WGSK 대표(현 드링크인터내셔널 대표이사 회장)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에 글로벌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만든 제품이다. 출시 한달만에 초도 물량 3개월분이 모두 소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김 전 대표는 연산있는 저도 위스키 '그린자켓' 12년산과 17년산을 내놓았다. 컬러가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된다는 점과 위스키 애호가들이 골프를 즐기는데 착안해 제품명을 '그린자켓'으로 결정했다. 골프 애호가들이 골프대회 우승을 달성한 후 주어지는 그린자켓에 대한 로망도 함께 담았다.
위스키 시장 침체속에 WGSK는 그린자켓과 글렌피딕의 인기속에 2016년 67.9%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순위를 8~10위권에서 5위로 올렸다. 베트남 수출에 성공하면서 저도 위스키 수출시대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개발을 주도한 김 회장이 회사를 떠난 뒤 그린자켓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효상 대표 취임 이후 브린드 리빌딩 작업을 거치며 글렌피딕과 발베니 등 고급 브랜드에 집중하는 명품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자 그린자켓은 자연히 2순위로 밀려났다.
큰 폭의 출고가 인하 배경에는 회계기준도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고를 3년 이상 보유할 시 자산이 아닌 손실로 잡혀 손해를 감수하고도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일주 회장이 떠난 후 그린자켓은 회사의 낮은 관심 속에 판매 부진에 시달려 왔다”며 “공식 언급은 없지만 큰 폭의 출고가 인하는 재고 소진 뒤 단종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WGSK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로 그린자켓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영국 현지 그린자켓 생산이 중단 된 것이 사실이지만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에 생산지속 여부를 재검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