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디지털 뉴딜, 국산 SW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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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사업이 이달 사업자를 선정, 내달부터 본격화한다. 디지털 뉴딜 사업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부터 코로나19 상황 등 위급 시 중요한 비대면 솔루션 확대·공급에 초점을 맞췄다. 이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대기업이 주도한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은 수십년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확보한 솔루션으로 외국계 기업과 경쟁한다. 디지털 뉴딜로 신시장이 창출되면서 기술력으로 무장한 국내 SW기업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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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영상회의 지원…기술로 외산과 승부

코로나19 이후 대다수 기업과 공공이 재택·원격근무에 돌입했다. 원활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협업 솔루션과 영상회의 솔루션을 도입했다. MS '팀즈', 줌 등 외산 위주 시장에서 국산 제품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정부가 디지털 뉴딜 사업에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국산 제품 확대가 기대된다.

영상회의 분야는 알서포트가 독보적이다. 알서포트는 10년 전 영상회의 솔루션 '리모트 미팅'과 원격제어 솔루션 '리모트뷰', 원격지원 솔루션 '리모트콜' 등 원격근무 지원 솔루션 3종을 개발했다. 원격지원 솔루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제품 개발과 고도화에 투자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내 원격근무가 급증하면서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았다. 일본에서 10년 가까이 쌓은 노하우가 코로나19 이후 국내서 빛을 발했다. 알서포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이던 1월부터 3개월간 선도적으로 전국 학교와 기업에 솔루션을 무상 지원했다. 알서포트 무상 지원이 끝나자 제품 무료 사용 기업이 구매 의사를 밝히는 등 외산 못지 않은 기술력으로 성능을 인정받았다. 알서포트는 창업 20년 만에 시가총액 5000억원대를 처음 넘어서는 등 시장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기업으로 올라섰다.

협업솔루션 분야는 마드라스체크가 MS 팀즈 대항마로 손꼽힌다. 마드라스체크는 2015년 업무용 메신저 플로우를 선보였다. 마드라스체크 역시 협업 솔루션 메신저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았던 시기에 제품을 개발, 시장을 개척했다. 외산 제품과 달리 클라우드뿐 아니라 온프레미스 환경까지 지원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현대차그룹, 이랜드리테일, DB금융그룹 등 대기업이 외산 대신 플로우를 선택한 것도 외산으로 충족되지 않는 부분까지 모두 지원하기 때문이다. 플로우는 서비스 출시 5년 만에 13만개 기업과 공공기관에 제품을 공급했다. 유료 고객만 1300여개가 넘는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업무 솔루션 수요가 증가하면서 플로우 도입도 급증했다. 최근 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협업솔루션 본고장인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도 추진한다.

전통 세무회계프로그램(ERP) 강자 더존비즈온도 ERP 뒤를 잇는 제품으로 협업지원 솔루션 '위하고'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위하고는 영상회의부터 PC 원격접속, 메신저 등 재택근무와 언택트 업무처리에 필요한 주요 기능을 담았다. 더존비즈온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던 3월부터 6월까지 위하고 주요 서비스를 무상으로 기업에 제공했다.

◇클라우드부터 OS(운용체계)까지…국산 기술 무한 성장

디지털 뉴딜 사업 대부분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진행한다. 외산 일색 클라우드 시장에 국내 클라우드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노그리드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열리기 전인 2006년부터 14년째 클라우드 한 우물만 팠다. '클라우드잇'은 이노그리드가 10여년 넘게 지속 투자·개발한 제품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2020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에 선정됐다. 이노그리드는 코로나19 이후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성장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회사는 내후년 상장, 5년 내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무기술도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무기술은 서비스형플랫폼(PaaS) '칵테일'을 개발,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금융권에 공급했다. 대부분 외국계 기업과 경쟁해 승기를 잡았다. 칵테일은 국내 처음으로 클라우드 제품 부문에서 '클라우드네이티브컴퓨팅재단(CNCF)'으로부터 쿠버네티스 SW 적합성 인증 프로그램을 통과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쿠버네티스 인증 서비스 제공업체(KCSP) 공인 자격을 획득하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클라우드 기업이 됐다. 하반기 정부 디지털 뉴딜 사업 가운데 클라우드 관련 매출 증대를 기대한다.

티맥스소프트는 클라우드뿐 아니라 OS까지 확보하며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티맥스는 자체 개발한 OS 기반으로 서비스형인프라(IaaS)부터 PaaS 지원까지 가능하다. OS는 최근 공공 시장에서 서비스형데스크톱(DaaS) 기반으로도 활용되면서 사용처가 넓어졌다. LIG넥스원과 함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사업에 뛰어들면서 국산 SW 저력을 보여준다.

송영선 한국상용SW협회장은 “국내 중소 SW 업계가 제대로 된 국산 SW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지난 수십년간 투자한 덕분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외산에 밀리지 않고 시장을 확대 한다”면서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하는 정부 디지털 뉴딜 사업에서도 분야별 다양한 국산 SW가 도입돼 국내 SW 기업이 함께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