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판 뉴딜, 대전환의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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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같은 불행한 시대에는 경제 피라미드 바닥에 있는 잊힌 사람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그리고 2020년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의 피할 수 없는 파고 앞에서 우리 정부는 경제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이라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발전으로 일자리를 창출해서 '고용안전망' 구축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K-방역 성공을 통해 코리아 프리미엄이 형성된 지금 K-방역 성공을 지렛대 삼아 K-경제로까지 나아갈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은 시의적절한 전략이자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재정을 적극 투입하는 등 한국판 뉴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은 참여해서 이를 혁신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데 주도해야 한다. 디지털과 그린 뉴딜 실현을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디지털 뉴딜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데이터 전문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주요 국가의 데이터 인력 고용 비중은 미국이 9.3%, 일본이 6.3%, 유럽연합(EU)이 3.4%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0.3%에 불과하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경우 약 20만명의 인공지능(AI) 데이터 전문가들이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선도경제가 되려면 데이터 전문 인력 양성이 가장 시급하다.

둘째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디지털 종합 혁신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졌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제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됐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 16만개사에 원격근무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는 등 중소·벤처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기업에 필요한 교통, 수자원, 재난대응, 디지털 트윈 등 4대 핵심 시설을 디지털화해서 안전을 관리해야 하며, 도시·산업단지의 디지털 혁신과 물류의 스마트화가 필수다.

셋째 코로나 이후 트렌드인 비대면 산업을 리딩하는 것은 벤처기업과 신산업 육성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조성된 1조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는 AI·K-바이오·그린뉴딜 분야 투자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벤처기업 발전을 가로막아 온 과잉 규제를 걷어내 벤처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넷째 그린 뉴딜의 시설 투자는 일부 대기업이 아닌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설비 투자가 돼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상당수의 프로젝트가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될 여지가 많다. 그린 산업단지나 그린 공장 추진 시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도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다섯째 저탄소 경제 이행을 선도하는 그린 뉴딜은 시대 흐름으로 볼 때 필연이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이전 정부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개정했고, 이에 따라 표면처리·염색 등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 산업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딜이 진정한 의미의 'NEW DEAL'이 되려면 신산업 발전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질서가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이 돼야 할 것이다. 과거 루스벨트 대통령은 댐 건설이라는 신산업으로 공공 일자리를 구축해 노동자의 권리를 신장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디지털과 그린이라는 신산업으로 일자리를 구축하고 전국민고용보험과 같은 사회 안전망으로 잊힌 사람들의 권리를 신장해야 한다.

2025년 대한민국은 선도형 경제가 될 것이며,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불평등 사회가 아닌 포용 사회가 될 것이다. 한국판 뉴딜로 인해 대한민국은 지금 대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 한국판 뉴딜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중소·벤처기업과 국민이다. 중소·벤처기업과 국민이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그들 편에 서서 잊힌 사람들이 주인공인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20kkm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