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모놀리식 방식 2~3년 소요
MSA, 빠른 서비스-확장성 장점
넷플릭스 등 서비스 안정화 기여
LG유플러스 업그레이드 시간 줄여
기업과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면서 정보기술(IT)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속도를 낸다. 과거처럼 전체 시스템을 한 꺼번에 바꾸는 '빅뱅' 방식 대신 주요 시스템을 세분화해 시스템별 업그레이드하거나 개발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클라우드로 시스템 이전이 늘어나면서 전체 시스템을 한번에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보다 서비스별 쪼개 올리는 기업과 정부도 늘었다. '애플리케이션(앱) 현대화(AM)'와 이 과정에서도 주요 접근 방식인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가 주목받는다.
◇왜 MSA 인가?
기존 대부분 시스템은 모놀리식(monolithic) 접근 방식을 택했다. 하나의 큰 데이터베이스(DB)에 다양한 서비스 관련 DB를 담고 그 위에 서비스와 이용자환경(UI) 등을 올리는 방식이다. 기업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커다한 시스템 하나를 통째로 바꿔야하기 때문에 대형 시스템 전환은 2∼3년 시간이 소요됐다.
MSA는 앱별로 세분화 하는 방식이다. 앱이 실행하는 서비스별로 독립적으로 구축하고 배포한다. 앱별로 독립적 DB 환경을 구축한다. 과거 시스템이 대형 DB 하나로 구성했다면 MSA는 서비스별로 쪼개져 수 십개 혹은 그 이상 DB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구매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제품 검색 창을 이용하고 관련 상품 추천 내역 서비스 창이 뜬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검색 서비스와 추천 서비스를 이용한다. 기존 시스템은 검색과 추천 서비스가 하나의 시스템 내에 묶였다. MSA는 검색과 추천 서비스를 개별 서비스로 분리해 각각 환경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검색 서비스는 서로 유기적으로 소통 가능해 개별로 존재하지만 서로 통신이 가능하다.
MSA가 주목받는 이유는 빠른 서비스 출시와 상황에 따른 확장성 때문이다. 서비스별로 시스템을 구축하기 때문에 빅뱅 방식보다 개발 속도가 빠르다. 특히 클라우드 환경으로 시스템 이전이 늘면서 MSA 방식 효용성이 높아졌다. 특정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버와 인프라를 단기간에 늘려 대응할 수 있다. 독립적으로 서비스를 구축, 한 부분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앱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양한 언어를 지원, 개발자는 필요 기능에 맞는 최적 언어와 기술을 자유럽게 선택할 수 있다.
◇주요 기업·공공 MSA 속속 도입
해외에서는 MSA 방식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넷플릭스는 MSA 전도사로 불릴만큼 MSA 확산에 주요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는 2007년 심각한 DB 손상으로 3일간 서비스 장애를 겪으면서 시스템 근본 변화 필요성을 느꼈다.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이전해 유연성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단순 기존 플랫폼 이전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MSA를 선택했다. 넷플릭스 MSA 전환 작업에 7년이 걸렸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이용자가 8배, 월간 시청 시간이 1000배 가량 늘었지만 MSA 덕분에 문제 없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넷플릭스는 이 과정에서 경험한 노하우 등을 공유하기 위해 MSA 전환 기술을 오픈소스로 개방했다. 많은 기업 MSA 전환·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내도 주요 기업과 공공이 MSA를 도입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LG CNS와 함께 최근 온라인 가입 지원 시스템 AM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 시스템은 온라인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는 고객용 시스템이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시스템을 MSA로 '가입 상담' '예약 판매' '가입 접수' '개통' 등 8개 서비스로 분리했다. MSA 방식 도입 후 시스템 업그레이드 시간이 기존 대비 50% 수준으로 줄었다. 과거 시스템에서 8개 중 1개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14일이 걸렸다면 MSA 구조에서는 6일 이하로 줄었다. 고객 요구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졌다. 서비스별로 상시 업그레이드 해 즉시 배포하는 CICD(Continuous Integration & Continuous Deployment) 환경을 구축했다. 유연한 IT시스템 운영 구조를 확립했다.
기상청은 2018년부터 시작한 차세대 종합기상정보시스템을 MSA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기존 하나로 통합된 시스템을 다양한 서비스와 데이터 단위로 쪼갰다. 이를 전국 주요지역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분산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MSA 도입 움직임이 늘면서 관련 업계도 시장 대응에 분주하다. LG CNS는 MSA를 포함한 AM 관련 별도 조직을 구성했다. IBM, 레드햇 등 글로벌 기업도 MSA 대응력을 높인다.
임용성 한국IBM MSA 부문 총괄 상무는 “MSA 도입은 확대될 것”이라면서 “혁신적 변화로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기업이 적극 도입해 MSA는 필수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