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올레길에 드론 경찰, 한라산에 드론 구급대원, 마라도에 드론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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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저녁 6시. 올레길 순례를 하던 여성 A씨는 갑자기 찾아온 어둠 탓에 길을 잃어버렸다. 스마트폰을 꺼내 앱으로 드론을 호출한다. 5분도 채 안 돼 경찰 로고가 새겨진 드론이 목적지까지 에스코트를 시작한다. LED 등으로 길을 환하게 비춰주고, 사이렌을 울리며 길을 안내하고 일이 끝나자 기지국으로 되돌아간다.

#2020년 11월 오후 5시. 제주 루미에르 거리에 취객 간 싸움이 붙었다. 한 시민이 앱으로 신고를 하자 드론이 출동하고 해당 현장을 촬영한다. 이후 드론은 경찰에 긴급 호출을 보내고 즉시 경찰이 출동 상황을 종료한다.

#2020년 10월 오전 11시.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로 공적마스크와 응급 약품이 필요했던 주민이 갑자기 길 한곳으로 나온다. 10시 55분 창공에서 대형 드론이 마스크와 의료물품을 실은 상자를 배송해준다.

관광과 휴양의 섬 제주도가 드론 메카로 변신한다.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드론 활용을 위한 규제를 대거 푼 제주도는 최근 실제 생활에 투입할 수 있는 다수 드론을 민관 합동으로 개발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물류와 유통, 치안, 행정 영역에 이르기까지 드론을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투입한다.한 발 더 나아가 미래 산업의 시너지 촉매로 활용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제주 도시행정 혁신, 드론으로….

제주가 드론 메카를 추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주에 기반한 모든 인프라를 ICT 기반 드론을 융합해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에 하나의 요소를 더 가미한다. 바로 드론이다.

크게 해양오염 방지와 강력범죄 억제, 드론을 통한 예측 능력 강화, 인명피해 최소화 등 드론기술을 활용해 각종 도시·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지난해까지 여러 기관과 다양한 실증 사업을 펼쳤고 올해 본격적으로 드론 서비스를 시작한다. 관광 휴양지라는 특성상 우선 치안과 안전 예방 부문에 드론을 활용한다.

제주는 인구 1만명당 강력범죄 최다 발생지역이다. 올레길 등 주요 관광지에서 살인과 실종 사건이 발생해 관광객과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또 한라산 등반객 산악사고는 3년 새 8배나 증가했다. 33년간 51명이 사망하고 3000명이 다쳤다.

올해 눈에 띄는 드론 서비스 중 하나가 '스마트 도시 안심 서비스'다.

평상시에는 드론이 순찰인력을 대체해 취약지역을 수시 감시한다. 제주는 전국 최초로 드론 자치경찰 운영제를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 드론과 충전 스테이션을 이용해 관광객 안전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올레길 등 관광지에서 드론이 범죄를 예방하고, 길을 안내해주거나 원격으로 경찰 등과 방범 순찰을 하는 등 다양한 활약을 예고했다.

안전한 관제기술이 관건이다. 우범지역 안전을 위해 드론을 활용하고 범죄율을 낮추는 안전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비가시권 비행을 위한 LTE 스마트 드론 관제 시스템과 실시간 영상 직캠 서비스를 최근 구축했다. 또 상황 통제실에서 다수 기체를 한번에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드론 호출 앱 개발도 마무리 단계다. 도우미 앱을 통한 드론 호출과 경고 방송, 사이렌 송출 기능을 탑재했다.

호출앱을 실행하면 통합 관제실과 경찰, 소방서에 호출인 위치가 실시간 전송된다. 이 정보는 요청자 가족에게도 공유된다. 유망 기술기업과 함께 추진 시스템도 최적화했다.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기후변화로 해양오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제주도는 태양광AI드론을 활용해 해안도시 모니터링을 시도한다.

제주도 해안과 도시를 드론이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쓰레기와 해양유해 생물 위치 및 규모, 상태 해변 포사의 이동에 대한 정량 분석이 가능하다. 체계적인 대응계획을 수립해 해양환경과 도민 생업권을 보장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국가 기반 시설인 가스배관에도 태양광 AI드론이 투입된다. 국가 기반 시설인 가스배관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종전 가스배관 관리 임무는 사람이 재래 방식으로 해왔다. 인명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이를 AI드론이 대신한다.

한라산 구급서비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등반코스가 길고 바람이 많은 지역이라 응급환자 발생 시 긴급 대응이 불가능하다. 지난 3년간 한라산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모두 심정지로 인한 돌연사다.

과거에도 구급드론 도입이 시도됐지만 산악지형이다보니 돌풍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제약이 많았다. 제주도는 실증을 통해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긴 비행시간과 강한 바람을 극복할수 있는 내풍성을 갖춘 한라산 드론을 개발했다.

그 외에도 긴급 구호물품 전달과 주요 작물 모니터링, 탑승형 드론 개발 사업 등 다양한 드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드론 자체를 고도화하기 위해 드론 매핑 기술과 인공지능,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 도입 등 ICT를 드론에 입히는 작업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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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드론 특별자유화 구역 지정 '눈앞'

제주는 해양환경, 도시안전, 농업 및 산림 문제를 스마트 드론을 활용해 해결하고 중장기로 드론 특별자유화 구역 지정이라는 목표를 수립했다.

드론을 비행 기체로 정의하지 않고 D(Discovery)-드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용 분야 발굴, R(Relationship)-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유관기관과 협력 체계 구축, O(Organization)-성공적 사업 수행을 위해 최적의 컨소시엄 구성, N(Necessary)-유관 기관 의견 수렴 등을 통한 필요한 영역 활용, E(Environment)-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친환경 드론 활용으로 사업추진 전략 방향을 잡았다.

이미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기술원, GS칼텍스 민관 합동 협력진영을 구축하고, 드론 규제샌드박스 실증도시 구축에 돌입했다.

제주도는 드론이 다른 여러 기술과 융합해 새 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5G, 클라우드, 인공지능(AI)과 기술적 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드론 활용 산업 분야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영상인식 기술이 대표 컬래버 사례다. 이 기술은 교통 표지판이나 얼굴, 차량번호판 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데 드론과 결합해 농작물이나 병충해 예방 모니터링 기술로 적합하다. 드론 매핑 기술도 고도화작업이 진행 중이다. 드론에서 데이터를 취득하는 단계의 기술과 취득된 데이터를 후처리하는 기술로 구분된다. 최근 드론이 1시간 이상 장기 체공하면서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제주도 역시 여러 R&D 기관과 핵심 기술 개발과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농어촌과 도시, 섬이 모두 공존하는 제주. 사람과 자연의 천상으로 불리는 이곳에 드론이 하반기 대거 투입된다.

현재 미국 우버가 탑승형 드론을 개발 중이고 두바이에서 드론 택시를 추진 중이다.

제주도 역시 도심지에 거점과 거점, 거점과 외곽, 섬 등을 연결하는 탑승형 드론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농업부터 치안, 환경관리 등 모든 산업영역에 드론을 결합한 새로운 제주가 탄생할 날이 머지않았다.

제주=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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