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집 앨범 연속 밀리언셀러…누적 판매량 1700만장 '금자탑'
'여전히 헤어짐…' '그러자 우리' 등 팬들 사랑 보답하는 곡 채워
'내 안의 발라드' 등 멘토 역할 보람…'현재진행형 뮤지션' 될 것
신승훈이 30년 발라드 내공을 담아 '현재진행형' 공감 뮤지션으로서 가치를 드러냈다. 최근 30주년 스페셜앨범 'My Personas'를 내놓은 가수 신승훈과 온라인 인터뷰를 가졌다. 신승훈은 1990년 1집 앨범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 30년간 1~7집 연속 밀리언셀러 등 앨범 누적판매량 1700만장·골든디스크 최다 수상 등 가수 이력이 화려하다. 또 솔로 여가수 '로시' 프로듀싱·음악예능 '더 콜'과 '내 안의 발라드' 출연 등 제작자로서 능력도 갖췄다.
새 앨범 'My Personas'는 '나의 분신 같은 음악'이라는 의미로, 여전히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발라드 황제' 신승훈의 음악성을 제대로 표현하는 앨범이다. 더블 타이틀곡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와 '그러자 우리'를 시작으로 △인생을 1년에 빗댄 가사를 피아노 협연만으로 덤덤히 표현한 '늦어도 11월에는' △화려한 편곡과 감성적인 멜로디가 따뜻한 곡 '내가 나에게' △선공개곡 '이 또한 지나가리라' 등 신곡은 신승훈 표 정통 발라드의 모습과 그 변화를 묘사한다. △모리아(MoRia)와 더 필름 원곡을 재해석한 'Walking in the Rain' '사랑, 어른이 되는 것' △'더 콜 시즌2'에서 선보인 비와이 협업곡 'Lullaby' 오케스트라 버전 등은 싱어송라이터로 면모를 보여준다.
신승훈은 인터뷰 내내 은은한 유쾌함과 함께 30년 음악생활에서 깨달은 점을 이야기했다. 또 30년 반환점을 넘어 새로운 음악으로 달려갈 뮤지션으로서 포부도 함께 드러냈다.
-데뷔 30년을 맞이해 스페셜앨범 'My Personas'를 발표한다. 소감이 어떤가.
▲10주년, 20주년 때도 들었던 마라톤 반환점 비유가 이제야 와 닿는다. 데뷔 초반부터 점을 하나씩 찍어가면서 멀리서 봤을 때 한 획이 되는 음악 인생을 살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야 신승훈이라는 선을 그은 것 같다. 다만 반환점이라 해서 과거를 추억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추억이 될 음악을 만드는 것이 지금도 너무 좋다.
-30주년 스페셜 앨범 중점 포인트는.
▲우선 정규앨범에서 볼 수 있는 실험정신이 담긴 곡은 배제했다. 30주년 앨범이라 해서 과거 곡을 단순히 리메이크하고 싶지는 않았다. 팬들에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가장 잘했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는 곡으로 채워 현재진행형 뮤지션으로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앨범 타이틀곡이 '신승훈스러운' 두 개의 곡이다. 이유가 있나.
▲타이틀 후보로 두 곡이 올랐을 때 관계자 사이에서 평이 너무 뚜렷하게 나뉘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더블 타이틀로 준비했다. 격한 감성의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 덤덤한 감성의 '그러자 우리' 모두 한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저만의 메이저 발라드다. 이 가운데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는 요즘 트렌드인 짧은 호흡에서 벗어나 5분 46초의 긴 시간 속에서 진정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후배가수의 리메이크곡, 재즈풍의 '늦어도 11월에는' 수록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선배가 아닌 후배 곡의 리메이크에 의아해 하지만 스스로가 너무 좋아했던 곡이라 담게 됐다. '늦어도 11월에는'은 영화 '라라랜드'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은 곡으로, 데뷔 처음 피아노 한 대로만 노래한 작품이다.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양재선 작사가와 인간 신승훈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다.
-30년 음악 인생에서 대표곡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사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등 다양한 곡을 꼽는다. 모든 곡이 다 소중하지만 데뷔 30주년을 맞으면서 가장 소중한 곡은 단연코 '미소 속에 비친 그대'다.
-30년 음악 생활 속에서 가요계 흐름은 어떤가.
▲과거에는 연말 축제나 평일 프라임 시간대 음악 프로그램 편성, 레코드·앨범 문화 등 음악중심 세대 문화가 펼쳐졌다. 현재는 삶 속에서 위안받는 BGM 정도로 자리 잡았다. 또 장르별로 실력 있는 가수가 자리를 잡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BTS나 싸이 등 세계를 휩쓰는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물론 아이돌·힙합 위주 등 한 장르만 중점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하게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30년 음악 인생 중 영광 또는 위기의 순간을 꼽자면.
▲영광은 정규앨범 10장 모두가 골든디스크상을 받았을 때다. 제가 만든 곡으로 상을 받았다는 것이 싱어송라이터로서 인정을 받은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위기는 앨범 나오는 사이사이에 있다. 만든 곡이 너무 이상하거나 트렌드와 진정성의 딜레마가 있을 때 느끼는 편이다. 최근에는 1996년 첫 공연을 기념한 세종문화회관 콘서트가 연기되면서 아쉬웠다. 그래도 잘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신승훈 하면 '발라드 황제' '국민가수' 수식어가 바로 따라온다. 이에 대한 생각은.
▲여러 음악 시도를 했지만 대중에게는 발라드 이미지가 깊게 남아있기에 그런 것이라 본다. 때로는 족쇄 같기도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다. '국민가수'라는 호칭은 과거 많은 활동을 할 당시에는 그렇다 싶지만 요즘은 아닌 것 같다. 이러저러한 수식어보다 '노래 좀 갖고 놀 줄 아는 뮤지션' 정도가 적절할 듯하다.
-뮤지션으로서도 유명하지만 제작자이자 멘토로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멘토로서 중시하는 점은 무엇인가.
▲내가 데뷔할 당시는 선배가 많지 않았기에 이러저러한 것을 배우는 데 오래 걸렸다. 그때 아쉬웠던 것이 있어 많이 가르쳐주려고 한다. 알려줬을 때 바로 흡수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 그 때문에 새롭게 발굴한 뮤지션 '로시'의 트레이닝도 '내 안의 발라드' 출연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K팝이 세계적으로 유행이다. 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후배를 볼 때 느끼는 점과 최근 주목하는 후배가 있다면?
▲너무 자랑스럽다. 과거에는 드라마 한류였다면 지금은 K팝으로 분위기가 넘어왔다. BTS·싸이 등 후배들을 볼 때 정말 자랑스럽다. 이들의 음악 행보에 귀감이 될 수 있도록 '계속 활동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근에는 지코에 주목하고 있다. 처음에는 감각만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아무 노래'를 들어보니 듣는 것도 비주얼도 좋더라.
-30년간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은.
▲비결을 알았다면 이용했을 것이고, 팬들도 떠나갔을 것이다. 운도 좋았고 팬들도 의리있게 함께 해줬기에 최선을 다해오면서 이뤄낸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함께 들어주고 공감해주면서 응원해주는 모든 팬이 힘이 된다. '신승훈을 좋아했음에 후회없다' 말씀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데뷔 30주년 반환점 이후 목표는.
▲추억 속 신승훈도 중요하지만 함께 음악과 추억을 공유했던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되는 음악을 계속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선공개곡으로 '나는 안 힘든 줄 알았는데 내 스스로가 힘들었다고 하는 것을 노래를 듣고 알게 됐다'라는 반응을 들었다. 그만큼 위로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