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버스 '홍수'...최대 3억원 국가 보조금 뺏길라

국가인증 25종 국산보다 10종 많아
"현지 생산 배터리 사용 기준 등 마련
보금정책, 국내사업 보호 고려해야"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진출이 계속 늘고 있다. 국가 인증을 획득한 전기버스 차종(트림)은 40개로 이 중에 국산 차종은 15개인 반면, 중국산 전기버스는 25개 모델로 중국산 차종은 작년 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국가 보조금을 노린 중국 전기버스가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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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선용 전기버스 일렉시티.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전기버스 보조금을 가장 많이 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4월 초 기준 환경부 환경인증에 통과한 국내 전기버스가 40종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 36종은 국내 판매에 들어갔고, 나머지는 국가 보조금 자격 획득을 위한 최종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전기버스 제작사 별로는 승차인원이나 배터리 용량에 따라 중국 전기버스 판매량 1위인 '비야디(BYD)' 5종, '중통 에빅' 5종을 비롯해 '포톤'과 '북경모터스' 등 중국산 차량은 25종이다. 중국산 차량은 지난해 9종에서 올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에 국산차는 현대차 5종을 비롯해 우진산전(4종)·자일대우(3종)·에디슨모터스(3종) 등 모두 15종이다.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 국산 브랜드는 4개인 반면, 중국 브랜드는 11개나 된다.

이들 차량은 환경부 보조금 최대 1억원(최소 7000만원)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저상버스 보조금 약 1억원,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보조금 최대 1억원 등을 합해 최소 2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실제 국내 전기버스 판매 가격은 3억원 후반에서 4억원 초반대다. 보조금을 감안한 운수업체 실 구매비용을 따지면 중국업체 전기버스 가격은 국산의 절반이다.

올해 정부가 확보한 전기버스 보급 물량은 650대로, 6만5000대를 보급하는 승용 전기차의 1%수준이다. 그러나 정부가 전기버스 보조금을 차량 가격에 약 70%까지 지원하면서 전기버스 인증 차량은 승용 전기차(28종)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다.

국내 전기버스 업계는 정부가 매년 수 천억원의 보조금을 투입되는 만큼, 국내 산업 보호를 고려해 보급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기버스 업체 한 대표는 “올해 전기버스 시장은 약 2500억원 규모지만, 이 중에 국가 보조금이 1600억원 투입되면서 중국산 버스의 한국 진출이 계속 늘고 있다”며 “우리도 중국처럼 현지 생산 배터리를 쓰게 하거나, 현지 조립 생산 등 시장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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