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AIST 총장 '발굴+공모'로 선출...내달 후보발굴委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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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선임을 위한 공모에 앞서 후보자군을 사전 선정하는 절차가 도입된다. KAIST 총장 선임 절차가 기존 공모에서 후보 발굴과 공모로 개편된다.

과학기술 분야 기관장 공모 이전에 후보군을 공식 선정하는 첫 사례다. 연구 성과와 기관 운영 능력을 고려해서 우수 후보자를 발굴한다는 취지다. 다만 공모 방식과 후보 적합성 여부를 놓고 일부 논란도 예상된다.

KAIST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4대 과기원 운영 혁신 방안'을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KAIST는 올해 예정된 총장 공모에 앞서 후보자군을 선정, 공모에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내년 개교 50주년을 앞두고 KAIST 경쟁력 지표가 하락하고 있다는 위기감은 물론 신임 총장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두루 고려한 결정이다.

KAIST는 신성철 현 총장 임기가 내년 2월 만료됨에 따라 올해 11월 신임 총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KAIST는 후보자군을 사전 발굴할 계획이다. 당장 다음 달 '후보자군 발굴 위원회'를 발족시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KAIST 이사장 추천을 받은 7명 안팎으로 구성한다. 다양한 지표를 기반으로 11월까지 후보자군을 검토, 선정한다.

다수 후보자를 초빙하는 형태로 우수 후보자군을 발굴, 공모 지원자 규모를 늘려 경쟁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그동안 특정 후보자 대세론이 부각될 경우 우수 후보자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 전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포석이다. 후보자는 본인 의사에 따라 공모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후보군에 속하지 않아도 공모에 응할 수 있다. 공모 이후 이들이 경쟁하는 구도다.

KAIST 관계자는 29일 “지금부터 후보자군을 선정해도 여유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면서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인사라 해도 역량이 뛰어나면 누구든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의 과기원 총장 선정 과정에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공모 방식과 후보자 부합 여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자율 공모 방식에 앞서 후보자군을 선정하는 방식이 특정 인사를 사전에 내정할 수 있다는 우려다.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인사가 공모에서 탈락할 경우 공정성 논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보자 발굴 과정의 투명성, 후보자군의 적정성 확보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계 인사는 “글로벌 명문 대학도 초빙과 공모 절차를 연계해 총장을 선임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제도로 안착할 수 있게 된 건 대다수가 납득할 만한 후보자군이 도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최적의 인사로 후보자풀을 구성하고 이들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라며 기존 공모 방식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후보자군 선정 절차는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후보자군 선정 과정과 공모 절차는 완전히 독립된 과정으로, 공모 이후 경쟁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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