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21대 총선에 대비한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26일 영입했다. 앞으로 통합당의 실질적 선거 총괄은 김 전 대표가 맡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자신이 출마하는 서울 종로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종인 전 대표가 미래통합당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며 “선거 대책과 관련한 총괄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오는 29일부터 공식 활동한다.
박 위원장은 “김 전 대표는 오늘 아침 10시30분에 황교안 총괄 선대위원장과 두 명의 공동 선대위원장이 자택을 방문했다”며 “어려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꼭 좋은 거둬야하는데 거기에 동참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고, 김 전 대표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은 사실상 김 전 대표가 총괄하게 될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사실상 김 전 대표가 선거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며 “저희는 보조적 역할이고 황 대표도 종로 선거에 집중해야 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선거 전반적인 일은 김 전 대표에게 일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그동안 김 전 대표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통합당의 공천과 관련해 태구민(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등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내 갈등으로 번졌다.
박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공천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이번 총선에서 김 전 대표가 나라 걱정을 대단히 많이 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여러 실정을 하고 있는 것을 두고, 국민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고심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공천 문제 언급은 미래통합당 선거대책 관련해서 말한 것이고 공천이 오늘로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공천에 대해서 이야기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내 동의가 이뤄졌는지를 두고 “정치는 시점과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라며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는 2가지 과제가 있는데 이에 김 전 대표가 가장 큰 상징성과 영향력을 가진 분이라고 판단한다. 그런 정치적 판단에 당내에 상당히 넓은 컨센서스가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1940년생으로 1973년부터 1988년까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하며 19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의 입안을 주도한 인물이다.
여야를 넘나들며 비례대표를 5번 지냈다. 8년 전 2012년 총선 때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누리당에 합류해 승리를 이끌었다. 4년 전 2016년 총선 때는 반대 진영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을 제2당에서 제1당으로 만들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