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유감' 김항기, "기업은 '30대 임원' 나오는데, 민주당 여전히 86세대 무혈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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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기 386세대유감 작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인 이른바 '86세대'. 정치권에서 한창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지만 최근 그 말이 무색해졌다. 여당의 공천 결과를 보면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인영·우상호·전해철 의원 등 86세대 인사 상당수를 경선 없이 단수 공천했다. 세대교체주로 기대받는 1980년대생은 영입 인재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단 1명(장철민 대전 동구 후보)만이 경선을 통과해 공천받았다.

정치권 세대교체 지연을 비판한 책 '386 세대유감'의 공동저자 김항기 국회의원 비서관은 “민주당이 청년 공천에 힘쓰겠다고 해놓고 정작 청년은 경선을 시키고 86세대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을 입성시켜야 한다는 진정성이 없진 않겠지만 다른 세대들은 86세대들의 끈끈한 네트워크에 들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86세대는 20대에 민주화운동을 주도하고 그 후광으로 30대에 정계에 진출했다. 40대에 고임금과 부동산으로 중산층에 진입하고, 자신들만의 끈끈한 네트워크로 오랫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 왔다는 주장이다.

그는 “독재를 물리치고 새 역사의 장을 연 것은 86세대의 공적이지만 장기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집권하고 주류의 위치를 점했다”며 “지금은 그들의 공보다 과가 더 많은 사회가 됐다. 너무 많은 곳에서 의사를 독점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또 “86세대는 독재세력과 싸우다보니 동지 의식도 강하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는 '식구'라는 의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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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86세대가 깨야 할 3가지를 언급했다. △선악구분을 깨자 △'나를 따르라' 식의 리더십을 배격하자 △집단주의를 벗어나자는 것이다. 3가지 모두 86세대에서 가장 공고해졌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구국의 강철대오, 386'의 정치·사회문화적 멘텔리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악한 존재로부터 나라를 구해야 하고, 그러려면 단일대오가 필요하다는 게 86세대의 주장”이라며 “이때 '생각이 다르면 안 된다' '이견이 있으면 구국은 실패한다' '집단주의와 머리(리더)를 따르라'는 등 86세대식 리더십이 생성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낡은 정치관행을 부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빠르게 시대에 적응해야 살아남는 기업에서는 이미 30대 '85년생 상무'가 나온다”며 “정치권은 이를 보고 배워야 한다. 정치권이 다양성을 확보해야 사회 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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