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전자제품을 사면 30만원을 환급해주는 정부 코로나19 대책과 관련, 국회가 보완을 주문했다. 중소기업 제품 구매시 차별화된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0일 '2020년도 추가경정예산안 검토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추경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선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예산안에 고효율 전자제품을 사면 30만원을 환급해주는 소비진작책을 포함시켰다.
추경안은 에너지효율등급제 기준 1등급을 받은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입하면 인당 30만원 한도로 구매 금액 10%를 환급해 준다는 게 골자다. 총 배정 예산은 3000억원이다. 품목은 TV, 냉장고, 공기청정기, 에어컨, 전기밥솥, 세탁기 등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예결위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큰 수혜를 입도록 환급액 한도 차별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같은 사업을 시행한 결과 전체 환급 건수(68만4603건)의 86.0%인 58만8608건, 전체 환급액(927억9500만원)의 87.9%인 815억6700만원이 대기업 제품에 지원됐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돌아간 혜택은 미미했다.
앞서 정부는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저소득층, 아동양육 가구,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에게 총 2조326억원의 '소비쿠폰(온누리상품권 또는 지역사랑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소비쿠폰 유효기간은 일반적으로 발행 연도로부터 5년으로, 연내 소비하지 않고 장기 보유할 경우 추경 편성 효과가 반감된다”며 “적기에 사업 효과가 발생하도록 각 지자체의 지역사랑상품권 관리 조례 개정으로 유효기간을 단기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전통시장 매출을 늘리기 위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도 사용 기한이 발행 시점으로부터 5년인데, 조기 사용을 유도할 대책이 필요하다”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에도 온누리상품권 사용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던 전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감염병 관리시설·장비 예산은 감염병이 확산할 때만 추경을 통해 일회성으로 투입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에 300억원을 편성한 '음압병실'은 2015년 메르스 추경 때 80개 병상을 확충한 이후 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거나 예산을 편성한 적이 없었다.
'특수구급차'의 경우 2015년 보건소와 응급의료기관에 구급차 확충 예산 273억원을 지원한 이후 별도 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다.
보고서는 “음압병실과 특수구급차는 감염병 감염환자 격리이송·치료를 위한 필수 설비이지만, 감염병이 확산할 때마다 추경 예산을 통해 일회적, 산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고 비판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