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6%↓...증시와 동반 하락
전문가 "등락 요인 예측할 수 없어
섣부른 '안전자산' 단정은 위험"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후 암호화폐 시장은 연초 상승세가 꺾였다. 주식시장과 함께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3일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암호화폐 공시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오후 1시 기준)은 1058만9000원이다. 미화로는 8863.2달러 수준이다. 한 달 사이 1.82%, 일주일간 6% 이상 떨어졌다.
세계 증시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우려 직격탄을 맞았다.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이 두 자릿수 폭락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일시 반등했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는 세계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시장과 세계 증시는 동반 침체에 빠졌다. 지난달 중순 비트코인은 1200만원선을 위협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1만달러를 넘어섰다. 암호화폐 시장은 열광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매서웠다. 시장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허니문은 길지 않았다. 불과 2주 사이 비트코인은 다시 주저앉았다. 업비트마켓인덱스(UBMI) 지수는 지난달 14일 1880.40을 기록했다. 현재 1606.80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초기 암호화폐 시장은 다른 경제지표와 반대 추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인 금 시장과 유사했다. 지난달 중순 고점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증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세계경제 불안 속에 암호화폐 시장 역시 고공행진을 멈췄다.
하락장 원인을 단정하긴 어렵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엔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세를 탔다. 위험자산과는 정반대 움직임이었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가 안전자산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불확실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반응이다. 아직까지 암호화폐는 자산 성격을 정의하기 어렵다. 등락 요인이 불투명하다. 시세 예측도 어렵다.
한 암호화폐 업체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등락 원인은 추론할 뿐이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시세가 어떻게 튈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암호화폐를 안전자산이라고 단정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다르게 증시와 같은 침체를 보인다. 치고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승세 기간에도 호재와 악재가 반복됐지만, 코로나19 수준 충격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한편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이 하락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금은 지난해 말 5만5000원대를 맴돌았다.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되던 지난달 21일 6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금 시세는 하락세다. 3일 기준 6만1276.56원이다. 차액 실현이라는 분석과 더 큰 위험을 대비한 현금 비축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