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매년 1%P 확대
원전해체와 방사선 분야 다각도 육성
수소차·연료전지 산업 세계 1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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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전북 군산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자료=연합뉴스>>

#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에너지 전환'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미세먼지 저감 대책' 등을 잇달아 수립하며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다양한 발전원을 조합해 최적의 에너지 공급 방법을 모색하고 △다소비 에너지 구조를 효율화해 전력 소비량을 줄이며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아우른다. 원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정책,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산업구조 개선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는 핵심 의제다.

◇에너지 전환,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

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은 이미 수십여년 전부터 세계 주요 국가들이 공동 추진하는 중요 정책이다. 각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파리협정을 체결했고, 내년에는 신기후 체제가 출범할 예정이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2℃ 이상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참여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이행이 핵심 과제다. 온실가스 3분의 2 이상이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되는 만큼 에너지 정책 변화는 인류 생존 문제를 좌우하는 기후변화 대응과 직결된다.

세계는 재생에너지 투자와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40년 세계 전력 수요 41%를 재생에너지에서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세계 신규설비 투자 비중은 △재생에너지 66.7%(2980억달러) △화석연료 29.5%(1320억달러) △원자력3.8%(170억달러) 순으로 이미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은 △발전방식 △소비구조 개선 △산업 육성 세 가지 부문으로 구분된다. 깨끗하고 안전한 전기를 만들기 위해 석탄·원전 비중을 줄이면서 재생에너지·천연가스 발전량을 끌어올리는 방향이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산업·수송·건물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 적은 에너지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수요관리'도 핵심 과제다. 재생에너지·수소경제·에너지효율산업 등을 기반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탈원전'으로 귀결될 수 없다는 방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가동 중인 원전 역시 1995년을 기점으로 줄고 있다. 2018년에는 1995년보다 원전이 45개나 줄었다. 원전 발전비중 역시 1995년과 비교해 2016년에는 6%포인트(P) 줄었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7%P 상승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석탄·석유·천연가스·우라늄(원전연료) 등을 해외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 갑작스런 '에너지 쇼크'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했다.

◇에너지 전환 속도는 '점진적'

에너지 전환은 원전·석탄발전을 당장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로 모두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원전이 완전히 폐쇄되는 시점은 2083년경이다. 2024년에는 원전이 현재보다 2기 많은 26기로 늘어난다. 고리 2·3호기를 폐쇄하더라도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등 신규원전 4기가 완공되기 때문이다. 원전이 점진적으로 폐쇄되더라도 2030년에는 원전 18기가 가동될 예정이며 이때 에너지믹스에서 원전 발전비중은 약 24%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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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전북 군산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자료=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주변국보다 에너지 전환 속도가 오히려 더딘 편이다.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할 계획이다. 석탄발전소는 2038년까지 모두 문을 닫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는 2035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축소하고 미국은 오바마 정부 이후부터 재생에너지 발전을 크게 늘리는 추세며 신규 원전 4기 중 2기는 경제성을 고려해 건설을 중단했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3020 목표는 매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1%P씩 늘리는 것을 골자로, 같은 기간 △독일 65% △일본 22~24% △프랑스 40%까지 비중을 확대하는 것과 비교해 결코 속도가 빠르지 않다.

국내 원전 생태계는 해체와 방사선 분야 신산업 육성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세계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23조원, 2050년에는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방사선기술 응용 분야는 2016년 17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5.8%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세계 원전 해체 시장 점유율 5위(10%) 달성을 목표로 △원전 해체 연구소 설립 △전문기업 육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관련 대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2026년까지 원자력기금의 연구개발(R&D) 규모와 투자를 원전해체·방사선 등 신규 유망 분야로 확대하고 에너지전환펀드 등 원전 중소기업 사업 전환을 다각도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재생에너지 강국 도약, 먼 미래 아니다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이후 태양광·풍력 등 보급이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에 가깝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7.6%로 독일(33.6%), 프랑스(16.5%)와 격차가 크다. 중국(25%)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일본(15.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경과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강국 도약은 먼 미래 얘기만은 아니다.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 달성 목표도 충분히 가능하다. 국내 태양광·풍력 설치 잠재량은 2030년 보급 목표에 비해 각각 3배, 2.4배로 충분하다. 또 3020 이행계획 발표 이후 반기별 보급실적은 당초 목표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가격도 지속 하락해 재생에너지 경제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재생에너지 육성은 에너지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마중물 역할도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마련한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기반으로 태양광·풍력 확대를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혁신 기회를 삼는다는 복안이다. 국산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은 2016년 72%에서 지난해 79%로 3년 새 7%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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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성이엔지에서 직원들이 19.8% 효율을 갖춘 태양광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부는 또 탄소인증제를 도입해 재생에너지 설비의 생산·운용·설치·폐기 등 전주기에 걸쳐 탄소배출량이 적은 설비에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우대할 방침이다. 효율 17.5% 미만 태양광 모듈은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최저효율제도'도 도입한다. '가격'보다 '품질'로 경쟁하는 시장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안정적인 내수시장으로 산업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분명하다. 정부는 서남해 해상풍력을 지자체 주도 계획입지로 추진하고 태양광의 경우 도심건물과 농촌태양광 설치를 확산할 계획이다. 계통연결 병목 해소와 재생에너지 전용 송변전설비에 대한 선제 투자를 늘리고 RE100 제도를 마련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재생에너지 소비와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미래 수소에너지 시장 선점이 관심이다. 2050년 세계 수소산업은 연 2조5000억달러 부가가치와 누적 3000만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세계 각국은 수소경제 육성 마련에 분주하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수소사회 진입을 선포할 예정이며 미국은 자동차 분야 ZEV 제도로 약 5000여대 수소전기차 초기시장을 형성했다. 호주는 2018년 8월 수소 로드맵을 일찌감치 수립해 수소의 수출 자원화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소차·연료전지 부문 세계 1위가 목표다.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18년 2000대에서 2040년 620만대를 목표로 수소승용차는 물론 수소택시·수소버스·수소트럭 등을 적극 보급해 나갈 예정이다. 2022년까지는 막전극접합체 등 수소차 핵심부품의 국산화율 100%도 달성할 계획이다.

수소충전소의 경우 지난해 9월 문을 연 국회 수소충전소를 비롯해 2040년까지 1200개를 확충할 방침이다. 이 밖에 연료전지는 2040년까지 총 15GW를 목표로 △연료전지 전용 LNG 요금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등 인센티브를 지속 운용하고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급 수전해 기술을 확보해 그린수소 생산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