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정수급 1854억 적발
이달 ASFDS 개발사업자 모집 공고
통계 모델 만들어 의심지점 포착
거짓으로 보조금을 수급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지능형부정징후탐지시스템(ASFDS)을 올해 안으로 개발, 보조금 재정의 투명성을 높인다.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에 개발사업자 모집을 공고하고, 10억원 예산을 투입해 ASFDS를 구축할 계획이다.
보조금 부정 수급자를 가려내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한다. 정부가 고용, 복지 등 분야에 지원하는 보조금 규모는 연간 120조원대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1854억원에 이르는 부정 수급액이 적발됐다.
이보다 앞서 정부는 지식 기반 탐지 패턴(룰 패턴)으로 부정 지급 의심 사업을 연 2회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시스템으로도 포착하기 어려운 신종 부정 수급 유형이 늘면서 AI를 적용한 ASFDS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ASFDS 추진안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통계 모델을 만들어 부정 징후가 가장 높은 지점을 찾는다.
예를 들어 보자. 한 거래처가 다수의 보조 사업자와 공모해 악기 및 음향장비 대여 등 거래 사실을 꾸미고 사업 종료 후 전자세금계산서 구매를 취소하는 방법으로 보조금 7000만원을 편취했다.
구축된 통계 모델은 보조금을 지급받은 사업자가 거래를 취소하는 사례를 축적해서 부정 수급 행동과 연관성이 가장 높은 수치(꼭짓점)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AI 기술은 통계 모델의 부정 수급이 의심되는 지점을 반복해서 찾는 기능을 담당한다.
또 정부는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해 이 알고리즘을 반복 실행, 실효성도 검증한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이 지점에 도달한 보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가 적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같은 부정 수급자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선 마트(정보의 장)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행복e음, Agrix △HRD-NET(고용넷) △국세청(전자증빙) △대법원(가족관계) △법무부(출입국) △신용카드사 등에서 정보를 공유 받아 e나라도움에 구축하고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 △가족 간 거래 변수 △인건비 지급 변수 △집행·오남용 변수 △증빙 미비 변수 등 정보원을 더 넓혀 통계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 같은 시스템 구축되면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룰 패턴과 동시에 가동할 계획이다.
부정 수급 사례를 감시해 각 부처와 지자체에 통보하는 한국재정정보원 직원의 편의성을 고려해 데이터를 그래프, 차트 등으로 시각화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 대상으로 이 같은 AI 환경을 구축할 수 있어 올해 중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면서 “보조금 지급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부정 수급 탐지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