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업체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지난해 제주에서 각각 매출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발길이 끊겼던 중국 관광객 수요가 점차 회복되며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도 최근 제주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면세 격전지가 서울에 이어 제주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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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제주 시내면세점 전경.>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지난해 약 1조2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 연매출은 7541억원이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작년 제주점 매출이 전년보다 35%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사업장을 서귀포에서 제주시 롯데시티호텔로 확장 이전한 지 4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에 이어 1조원 고지를 넘어선 세 번째 점포가 됐다. 제주점 선전에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도 9조3540억원까지 늘어났다.

신라면세점 신제주점 역시 지난해 개점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상장사인 만큼 점포별 실적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제주 시내점 매출이 경쟁사보다 앞서 있는 만큼, 작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맞다”고 말했다.

관세청이 공개한 2018년 신라면세점 신제주점 매출은 8679억원이다. 연간 성장률을 감안하면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훌쩍 뛰어넘었을 전망이다. 신제주점 역시 장충동 서울점과 합작사 HDC신라면세점에 이은 세 번째 '1조 클럽' 매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제주를 떠났던 중국 관광객 발길이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누적 98만명으로 연간 100만명 수준으로 회복했다.

2016년 30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제주 중국인 관광객 수는 사드 보복 이듬해인 2017년 74만명으로 곤두박질쳤다가 한한령 완화 흐름과 맞물려 작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다.

이는 제주 시내 면세점 매출과 직결됐다. 실제 롯데면세점 제주점 매출은 2016년 4893억원에서 2017년 4783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이후 관광객 회복세와 중국인 보따리상 효과가 겹치면서 2018년 7541억원, 지난해 1조200억원으로 퀀텀점프를 일궈냈다.

제주 면세점 시장이 3조원을 바라보는 규모로 성장하면서 신세계면세점도 제주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인 신세계는 서울 강북·강남에 잇달아 시내면세점을 연데 이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까지 사업장을 확대하며 업계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수도권 기반을 구축한 신세계는 제주시 연동 소재 뉴크라운호텔을 매입해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대형 면세점을 지을 계획이다. 지하 7층·지상 7층의 총 3만8205㎡ 규모로 기존 제주시내 롯데 제주점과 신라 신제주점을 압도한다.

오는 5월 정부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 지역에 제주가 포함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신세계면세점이 제주에 진출하게 되면 수도권에 이어 제주에서도 롯데·신라와 함께 3강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춘제 연휴에 중화권 관광객 3만여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 춘제보다 36% 증가한 수준”이라며 “제주에 다시 중국 관광 훈풍이 불어오는 만큼 해당 지역 면세점도 상당한 특수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